▶ 마틴 냅 런던정경대 교수 강연, 자극 요법·간병인 지원 등 필요
“고령화에 따른 치매 문제를 방치한다면 향후 20년 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고령화가 매우 빠른 한국도 간병인 지원 등 비용 대비 효과적인 치매 대응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보건정책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틴 냅(사진) 영국 런던정경대(LSE) 보건정책과 교수는 20일 서울시청 본관 시민청에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도전과제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갖고 “한국도 치매 환자 증가 속도 등을 감안할 때 국가적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냅 교수는 장기요양 보호와 사회복지·정신건강 정책 분야를 연구해온 석학으로 현재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사회적돌봄연구소장, 세계치매위원회 위원, 세계보건기구(WHO) 고문 등을 맡고 있다.
냅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전 세계 치매 환자는 5년마다 2배로 증가하고 있으며 95세가 넘은 인구의 절반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있다”며 “한국도 유병률 증가 폭이 큰 국가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예측하는 치매 유병 인구는 지난 2010년 47만4,000명에서 오는 2050년에는 271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어 “전체 인구 중 치매 환자 비율이 15% 수준까지 이르면 사실상 누구나 가족이나 친척 중 최소 한 사람은 치매 환자가 되는 셈”이라며 “아주 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면 이들에 대한 돌봄 수요와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영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2040년 치매 돌봄 예상 비용은 총 800억파운드(약 120조원)로 2015년에 비해 249% 급증할 것이라고 냅 교수는 내다봤다. 그는 “결국 비용은 세금에서 나오는데 지금부터라도 비용 대비 효과적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냅 교수가 주장하는 효과적 개입 방법은 인지자극 요법과 간병인 지원이다. 인지자극 요법은 단어게임, 실용적 활동 등 환자에게 학습기회를 주고 교감의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치매 간병인 지원은 환자의 행동을 이해시키고 의사소통 개선 등 돌봄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냅 교수는 “치매 간병인의 스트레스 수위를 낮추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치매 간병인 지원은 사회적돌봄연구소의 연구 결과에서도 비용은 덜 쓰면서도 효과는 높은 방법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식 공공의료체계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재정적 문제를 안고 있지만 고령화·치매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한국도 사회적 돌봄에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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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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