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의 해외관광객 수는 14억명으로 사상 최고기록을 세웠고 금년엔 15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최근 유엔 세계관광기구가 밝혔다. 문제는 이중 3분의1 이상이 인기 관광지인 300여개 도시를 찾는 ‘쏠림’ 현상이다.
때로는 관광객 수가 현지 주민인구를 압도하는 폭증한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지면서 ‘과잉관광(overtourism)’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졌는가 하면 일부 관광도시 당국들이 ‘비호감’ 관광객들에 대해 각종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 여행자만 관광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지도 여행자를 골라 받으려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관광객들”이란 제목의 지난주 CNN 보도는 관광지에서 달갑지 않아하는 대표적인 ‘불청객’ 여행자들의 면모를 소개하고 있다.
첫 손 꼽힌 것이 결혼을 앞둔 새신랑과 친구들이 떠나는 ‘총각파티’ 여행이다. 만취는 기본으로 소란스럽고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일으키는 이른바 ‘광란의 파티’인 경우가 흔해서다.
20년 전 설립한 ‘자유의 마지막 밤’이라는 투어업체 대표인 마크 마빌은 과거 부다페스트 같은 곳에선 호텔 바의 매상을 확실하게 올려주고 모험을 즐기는 10여명 젊은이 그룹들에게 거의 공짜로 룸을 제공하는 등 환심을 사려고 애썼는데 확 달라졌다고 말한다. 조용하고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가족단위 관광객들만으로도 만원상태를 이루기 때문이다.
관광지의 ‘사절’ 대상은 총각파티만이 아니다. 달갑지 않은 정도를 넘어 일부국가가 단속을 시작한 관광객이 거리에서 버스킹이나 구걸로 여행경비를 마련하려는 ‘구걸배낭족(begpacker)’이다.
구걸배낭족이 급증한 발리에선 지난 7월 이들의 자국 대사관에 보고해 여행 경비를 부담하도록 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구걸배낭족은 주로 서양인들로 이들의 핫스팟은 대규모 정치시위 이전의 홍콩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등이며 태국 국경에선 입국 여행자들에게 체류경비가 충분한가를 체크하기도 한다고 CNN은 전했다.
배낭족 자체를 노골적으로 환영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다. ‘부유한 럭셔리 여행가’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카타르 관광당국은 “우린 50달러짜리 호텔에 머물며 하루 종일 반바지 차림에 배낭 메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비치에 누워 있는, 돈 쓰지 않는 관광객들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하며 관광하는 ‘워킹 할러데이’로 젊은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호주도 2017년 ‘배낭족 택스’ 부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인기 관광지 베니스가 가장 해롭다며 푸대접하는 것은 ‘힛 앤 런’이라고 불리는 당일치기 관광객들이다. 세인트마크 광장과 리알토 다리 등 최고 명소를 들른 후 도시를 빠져나가는 이들은 “숙박을 안 하니 관광세도 내지 않아 거리 청소나 기간시설 유지 경비에 전혀 도움은 안 되고 쓰레기만 남기고 간다”는 것. 특히 대형 선박이 수천명씩 쏟아내는 크루즈 탑승객들을 대표적 ‘민폐’ 관광객으로 적대, 2016년엔 크루즈 입항을 막는 주민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큰 맘 먹고, 큰 돈 들여, 별러서 떠나는 해외여행이지만 이젠 돈과 시간만이 아니라 목적지를 정하기 전에 냉대 받는 불청객이 되지 않을지도 생각해 보아야하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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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뿐 아니라 이웃이 이런 자기외 어떤것도 알바아니라 행동하는 안하무인 민폐자가 산다면 정말 골칫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