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신의 은총으로’ (By the Grace of God) ★★★½ (5개 만점)
▶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 찾아내 법정 세우는 실화 다룬 고발극...프랑솨 오종 감독 절제된 연출

알렉상드르는 어렸을 때 자신을 성추행한 신부를 교회와 경찰에 고발한다.
가톨릭계의 커다란 오점인 신부의 남자 아동 성추행 문제를 실화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파헤치고 고발한 엄격하고 심각한 다큐드라마 스타일의 영화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프랑스의 재주꾼 감독 프랑솨 오종의 작품이다.
지금도 이 문제는 종종 또 다른 경우가 폭로 되곤 해 영화는 시의에도 맞는데 오종은 만행에 대한 분노를 안으로 삭여가면서 절제되고 통제된 연출을 했는데 약간 수사영화 식의 스릴이 있다.
그러나 내용이 극적인 탄력을 갖췄다기보다 무거운데다가 진행이 느리고 자주 내레이션을 사용해 질질 끌어가는 감이 느껴져 상영시간 2시간 17분이 다소 길어 재미가 있는 작품은 아니나 볼 만한 존경할 만한 작품이다.
2014년 리용. 4남매를 둔 가장으로 가톨릭신자인 변호사 알렉상드르 게랑(멜빌 푸포)은 어렸을 때 자기를 성추행한 신부 프레이나(베르나르 베를레이)가 리용에 돌아와 여전히 아이들을 지도한다는 것을 알고 분개, 자신의 과거를 추기경 필립 바바랭(프랑솨 마르투레)에게 알린다.
그리고 교회소속 심리학자 레진 메르(마르틴 에르엘)에게 자세한 내용을 진술한다. 이에 레진은 알렉상드르와 프레이나를 대면시키는데 이 자리에서 프레이나는 자신의 범죄를 시인한다. 그러나 교회는 그의 신부 자격을 박탈하지도 않고 알렉상드르에게 옛날 일이라면서 프레이나를 용서하라고 종용한다.
이에 알렉상드르는 자기 혼자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을 찾으면서 두 번째 주인공인 프랑솨 드보르(드니 메노셰)가 등장한다.
프랑솨는 성추행을 당한 후 무신론자가 됐는데 처음에는 알렉상드르의 전화에 “노”라고 대답했다가 마음을 바꿔 인터넷으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다. 둘은 ‘짐을 덜어라’라는 조직을 구성해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찾고 그 대책을 강구한다. 그리고 경찰도 수사를 시작하나 문제는 프레이나의 범죄가 기소하기엔 시효가 만료됐다는 점.
따라서 알렉상드르와 프랑솨보다 젊은 피해자가 필요한데 그가 세 번째 주인공으로 성추행의 결과로 정신이 파괴되고 삶도 엉망진창이 된 엠마뉘엘 토마상(스완 아를로). ‘짐을 덜어라’의 끈질긴 노력으로 프레이드는 마침내 기소되는데 이 사건은 아직도 완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영화 말미에 자막이 나온다.
신부들의 아동성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신부의 결혼까지 거론되고 있는 요즘 시의에 걸맞는 작품이다. 영화에는 신부의 아동 성추행 장면이 회상 식으로 나오는데 노골적인 장면은 없고 암시만 한다. 푸포를 비롯해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다.
31일까지 뉴아트(11272 샌타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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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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