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가을이다. 바람이 잔잔하고 온도가 높은 여름과 달리, 가을의 시원한 바람이 골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날씨는 선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Ladies Scottish Open)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은 시간에 티오프를 한 선수들과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시간에 티오프를 한 선수들의 성적이 확연이 차이를 보였다. 바람이 불지 않는 시간에 플레이 한 선수들이 훨씬 높은 비율로 예선을 통과했다. 스코틀랜드까지 가서 티오프 타임 운이 나빠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게 된 선수는 필자에게 전화를 해 하소연하기도 했다.
골프가 인도어 게임이 되지 않는 이상(그런 일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골프가 얼마나 재미없어질까?) 우리는 바람을 이용하며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바람을 읽어내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라운드를 나가기 전에 일기예보를 통하여 바람이 부는 방향을 확인한다. 바람 방향에 대한 큰 틀을 잡아놓고 코스에 나간다.
이제 코스에 나가서는 홀 맵(hole map)에 방위표를 활용하여 바람의 방향에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다. 시합 중 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글쓴이는 구름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공이 가장 높이 떴을 때 받을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구름이 적당하게 있는 맑은 날에 에서만 해당된다. 나무가 많은 골프장에서는 나무의 끝이 흔들리는 양과 방향을 보고 바람을 읽기도 한다. 나무가 빽빽하게 나 있고 높이가 높다면 잔디위에 서 있는 곳에서 느껴지는 바람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막혀버린 공간에서 바람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 산을 깎아 만든 한국의 골프장에 경우는 산이 가로 막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을 더욱더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바람은 계곡을 타고 올라오기도 하고, 산에 가로막혀 돌아오기도 한다.
깃대에 꽂혀 있는 깃발은 홀 주변에 바람의 방향과 바람의 세기를 보여준다. 공이 바람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때는 공이 최고점에서 떨어지는 때이다. 최고점에서의 공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깃발을 확인하고 홀 주변에 바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잔디를 이용하는 것이다. 바람이 아래로 불어와 공을 바닥으로 누를 바람인지 공을 바람을 태워 날려버릴 바람인지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옆에 있는 잔디를 살짝 뜯어 바람에 날려보는 것이다. 잔디가 날아가는 방향을 볼 때는 바람이 옆에서만 불어온다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비를 생각해보면 아래로 내려치듯 비가 오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즉 바람의 형태는 옆에서만 불어오는 것이 아니고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바람도 있고 아래서 위로 올라오는 바람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10월29일자에 이어짐>
이일희 프로는…LPGA 투어프로(바하마 클래식 우승)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 레슨 프로
ilhee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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