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숙 ‘Azaleas in broom’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오가며 눈빛 마주칠 때마다 열열이
두 손 움켜쥐고 부둥켜 안는다
우리, 이렇게 뜨거운 사람들이었나?
잔치가 파하기 전 막차를 탔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은
바람 한 점 없이도 스산했다
아, 모두 외로웠구나
손종수(1958- ) ‘운집雲集’
어느 시대인들 인간이 외롭지 않았을까. 하지만 Sinking Boat처럼 위태로운 이 시대는 말 그대로 인간 역사상 가장 외로운 시대가 되어버렸다. 외롭기 때문에 더욱 그리운 아름다운 공동체, 따스한 커뮤니티. 하지만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이 집단적 이상향도 이제는 우리가 병적으로 외로워졌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외로운 사람들이 카페에 술집에 광장에 모였다 헤어진다. 모여 있는 동안만큼은 얼마나 뜨거웠던가. 하지만 각자가 돌아가야 할 길은 다시 스산한 골목길일 뿐이다.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돌리고 서로를 해하는 것은, 그들이 모두 외롭기 때문이란 생각을 한다. 더럽고 추한 인간의 욕망들도 사랑받지 못해 생기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세상에 필요한 것은 사랑과 배려인데 이 지상을 감싸는 사랑의 엔트로피는 정말 줄어가고만 있는 것일까. 우리 모두 아직은 뜨거운 사람들인데... <임혜신 시인>
<
손종수(1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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