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달 US오픈 우승…조코비치와 올해 메이저 타이틀 2개씩
▶ 페더러까지 3명, 지난 3년간 12개 메이저 타이틀 나눠가져

라파엘 나달이 4시간50분 혈투 끝에 자신보다 10살이 어린 다닐 메드베데프를 꺾고 생애 19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뒤 포효하고 있다. [AP]
올해도 테니스 메이저 남자단식에선 30대 노장선수들의 절대 강세가 이어졌다. 20대 초반은 물론 10대 메이저 챔피언까지 등장한 여자단식과 달리 남자단식에선 30대의 정상 독점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8일 뉴욕에서 펼쳐진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올해 33세인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2위·스페인)은 자신보다 10살 아래인 23세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를 3-2(7-5, 6-3, 5-7, 4-6, 6-4)로 제압하고 통산 4번째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이날 나달의 승리로 올해 세계 4대 메이저는 호주오픈과 윔블던은 노박 조코비치(32, 1위·세르비아), 프랑스오픈과 US오픈은 나달의 차지가 됐다. 나달은 사상 최초로 30세 이후 메이저에서 5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와 나달, 그리고 로저 페더러(38, 3위·스위스)의 ‘빅3’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열린 12차례 메이저 대회를 완벽하게 나눠가졌다. 이 기간 중 나달이 5개 메이저를 휩쓸었고 조코비치가 4회, 페더러 3회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빅3’가 아닌 선수가 마지막으로 메이저에서 우승한 것은 3년 전인 2016년 US오픈의 스탄 바브링카(19위·스위스)다. 20대 남자선수가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윔블던에서 앤디 머리(영국)로 당시 머리는 만 29세 2개월이었다.
현역 남자선수 가운데 메이저 단식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7명이 전부인데 그 중 최연소는 나란히 1988년생인 마린 칠리치(28위·크로아티아)와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71위·아르헨티나)다. 올해 US오픈 여자단식에서 2000년생 비앙카 안드레스쿠(5위·캐나다)가 우승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
30대 선수들이 2016년 US오픈부터 최근 13개 대회 연속 메이저 남자 단식을 제패하고 있는 것은 1925년 이후부터 따져서 역대 최장기간 기록이다. 한때 1955년부터 1966년 사이에는 48회 연속, 2003년 프랑스오픈부터 2012년 프랑스오픈까지 37회 연속 20대 선수들이 메이저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휩쓸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은 역대 최고의 선수들로 꼽히는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가 동시대에 등장, 테니스계를 지배하면서 다음 세대들의 이들의 아성에 균열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더러(메이저 20승)와 나달(19승), 조코비치(16승) 3인방은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16년 동안 벌어진 총 64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55번의 우승을 휩쓸었다. 지난 16년간 이들의 메이저 우승확률은 무려 86%에 달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빅3’의 군림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사람이 세월을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 모두는 꼬리를 물고 부상에 발목을 잡히고 있어 ‘빅3’의 시대가 저무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메드베데프를 비롯해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7위·그리스), 카렌 하차노프(9위·러시아) 등 20대 선수들이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도 그런 징조 가운데 하나다.
‘빅3’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올해 메이저 결과는 ‘30대 아저씨’들의 전성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과연 역대 최강급 ‘빅3’ 트리오는 언제까지 영건들의 거센 추격과 도전을 뿌리치고 정상 군림을 이어갈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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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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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S오픈은 예선때부터십대들(젊은 선수들)의 눈에띄는 활약이 돋보였던 흥미진진했었다! 잦은 부상으로 조마조마했었던 "나달"(스페인)이 항층 강인해졌다는 느낌도있었고, 세계 남자테니스 5위와 2위의 결승경기는 금세기최고의명승부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