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한 ‘유적’
누군가
사과를 한 입 베어 먹은 노트북
불복종을 증거하는 상처난 사과
그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저 치명적 초승달,
이브는 노트북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았었지
그녀의 어두운 미소,
사실 그녀는 옷조차 없었잖아
소유 자체가 없었다는 것
바로 그 점이 그 정원의 진수였지
그녀가 단 한 입의 사과로 발명한
이 망할 놈의 세상의
카페에 앉아 나는 두려워하지
이 비싼 노트북 컴퓨터를
누가 가져갈까봐
단 일분, 일어나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그 누구도, 정말 그 누구도
그녀에게 먹지 말라고
말리는 자가 없었던..사과
George Bilgere ‘IPoem’ 전문
임혜신 옮김
나도 종종 동네 커피숍에 와서 작업을 하곤 하는데 화장실에 가야 할 때마다 고민을 한다. 컴을 들고 가나 놓고 가나하는 문제. IPhone, Imac, Ipod 에서 농담으로 I-raq까지 등장했는데 여기 I-poem이 있다. 사과, 이브, 패망한 세상, 소유와 원-죄, 그 모든 것의 배후에 대고 시인은 우리를 진정으로 가이드하거나 보호한 자는 없었다는 그 원-질문을 던진다. 욕망과 소유의 끝에 이르러 마침내 우리가 인공지능에 지배당할 지도 모르게 된 이 불행은 딱히 우리만의 잘못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우리도 아담과 이브의 정원에 그냥 살고 싶었다. 이브도 물론 그랬다. 만일 그 누군가, 이브에게 먹지 말라고 곁에서 좀 강력히 말렸다면 이제 와서 종말을 논하는 일은 없었을 건데 말이다. 이브가 먹은 사과의 종말은 바로 I-Tech인지도 모른다는 우스운 생각을 하게 하는 재미있는 IPoem이다. 임혜신 <시인>
<
George Bilg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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