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문 ‘모성’
울 때 더 아름다운 얼굴이 있다
서서 소리 없이 울 때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버들 같은 머리가 가려줄 때
힐끗힐끗
이별일까
부질없는 상상을 했었다
공중 속에 오직 혼자이던
불과
사흘 전에 본 이름 모를 꽃
조금 전
야탑역에서 타고
정자역에서 내리고
전차는 아무것도 모르고
달린다
나석중(시집 ‘목마른 돌’) ‘재회’ 전문
눈물은 아름답다.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은 더욱 아름답다. 전철 안에서 홀로 눈물을 떨구고 있는 아가씨는 어느 산속 말없이 피고 지는 꽃들을 닮았다. 이름 없어 더 고운 그 꽃들을. 한없이 애틋하여도 달래줄 수 없는 저 슬픔은 오직, 그녀만의 것이다. 생은 슬픔 속에서 익는다. 기쁨은 소란하고 슬픔은 고요하여, 슬픔 속에서 진실은 깊어가고 슬픔 속에서 영혼은 자라난다. 슬픔을 안다는 것은 삶을 안다는 것. 시인은 복잡한 전철 안, 인간시장의 시끄러운 냄새 속에서 꽃처럼 피어있는 슬픔의 작은 고요를 본다. 마음이 따스한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슬픔의 아름다움. 스치는 눈길을 따라 슬픔과 슬픔이, 사람과 사람이 삶을 나눈다. 시인은 말하고 있다. 아가, 너의 슬픔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구나. 임혜신 <시인>
<
나석중(시집 ‘목마른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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