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규 ‘다시만든 대나무’
흰 꽃 많은 오월
이팝나무, 불두화, 아카시아, 찔레꽃
인디언 아라파호족은 이런 오월을
오래전에 죽은 자를 생각하는 달이라고 불렀습니다
푸르기만 하던 나의 오월도
살면서
오래전에 죽은 자를 생각하는 달로 바뀌었습니다
하필 5·18 기념일에 돌아가신 아버지,
임병호, 박영근 시인, 권정생, 박경리 선생,
달력에 치는 동그라미가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올해는 또 한사람이 돌아가셨습니다.
5·18은 이제 어느 달력에나 있으니 안심하지만
내년 달력이 생기면
5월23일에 동그라미를 하나 더 그려야겠습니다
오래 지날수록 더 그리워질 사람들의 오월
흰 꽃송이 더미더미 조문하는 오월입니다
안상학(1962- ) ‘5월’ 전문
5월이 간다. 피었다 지는 이팝나무 불두화 찔레꽃 향기로운 꽃바람 사이로 슬픈 역사의 상흔이 또 한 번 아프게 피었다 진다. 생명을 함부로 하는 그 어느 권력을 용서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 전쟁과 테러와 살생, 부정과 음모에 반대한다. 5월의 꽃은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만을 위해 피어났다 그들을 위해서만 진다. 찔레꽃 향기도 아카시아꽃 향기도 모두 겸허하고 순한 사람들의 것이다. 오점의 역사는 꽃향기 위에 굴복해야 한다. 세상은 꽃같이 아름다운 이들의 것이어야 한다. 임혜신 <시인>
<
안상학(1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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