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는, 커브
앞을 향한 말끔한 선
무거운 등뼈, 귀퉁이가 떨어진, 역사는
그 어떤 미묘한 느낌으로만 대치될 것이다
공룡들이 얼음과 얼음의 산더미에 밀려났듯이
여자들은 여전히 여자이겠지만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섹스
수많은 도전을 살아남은, 그건 다만
마음의 만족, 그리고 그곳에만 존재할 것
춤, 금빛 전등이 박힌 거울 앞에서
우리는 자신을 위한 춤을 추겠지만
가장 늙은 자, 그 빛을 알아챌 것이다-
태양이라 불리던, 기본 우라늄 중화장치,
가정집이나 노인 케어센터에서 발견되는
우리는 훨씬 오래 살 것이다, 고맙게도
저 유명한 인구조사가 보여주듯이
무게도 없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우리들의 달에서 비춰오는 영원의 시간 속
희미한 우주를 떠돌면서, 다시 한 번,
안전하고 무사한-
더 이상 공상과학의 이야기가 아닐 것 같다, 인류가 언젠가 지구를 버리고 거대한 비행선을 타고 우주의 어둠 속을 떠돌게 될 거라는 풍문, 아니 사이언스, 아니 비전, 혹은 갈망. 좋든 싫든 ‘Extinction Rebellion’ 운동이 번져가고 있다. 그만큼 절박해진 것이다. 지구에서의 삶에 실패한 인류가 지구를 떠날 때 그들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데리고 갈까. 역사와 춤과 섹스와 태양과 달, 그 수많았던 슬픔과 사랑과 환희의 손을 놓고 안전하고 무사한 비행에 오른 생존한 자들의 모습이 이 시 속에 있다. 그때, 그들의 희미해진 기억 속에 지구는 무엇일까.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집착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던 노인의 기억 속의 수많은 당신과 나는 또 무엇일까.
<임혜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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