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일 ‘첼리스트’
나는 아이들을 달래야 해 옷을 수선하고 마룻바닥을 닦고 치킨을 튀겨야 해 아기는 씻겨서 말려줘야 하고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내줘야 하고 정원의 풀을 뽑고 셔츠를 다림질 하고 조금 큰 녀석은 옷을 입혀줘야 해 깡통을 따고 이 허름한 집을 청소하고 아픈 사람들을 찾아보고 그리고 목화를 따야 해
햇살이여, 내게 내려줘
비여, 내게 뿌려줘
이슬방울이여, 부드럽게 내려
내 눈썹을 다시 식혀줘
폭풍이여, 나를 이리 저리로 불어가줘
너의 그 독한 바람으로
하늘을 가로질러 떠다니게 해
다시 내가 쉴 수 있을 때까지
고요히 내려줘, 눈송이들이여
차고 하얀 키스로 나를 덮어
쉬게 해줘
태양, 비, 휘어진 하늘
산, 바다, 잎들과 바위
빛나는 별, 환한 달
나의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이여
마야 안젤루(1928~2014)‘여자의 일’ 임혜신 옮김
3월은 Women’s History Month입니다. 21세기에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낳는 자이며, 키우는 자이여, 치유하는 자이며, 포용하는 자. 그 아름다운 생명의 가치를, 무사의 세상은 아직도 소홀히 여기고 있군요. 사랑으로 지배하는 자, 여인들이여. 수난의 역사 속에서 상처를 홀로 아물리고 있는 꽃들이여. 모든 혁명은 내부로부터 시작하는 것. 여자가 전선에 나설 때 그녀는 칼과 총으로 싸우지 않습니다. 그녀는 심장으로 전쟁을 합니다. 햇살을 뿌리고 이슬을 내리고 신비의 폭풍을 불러내며 평화의 눈송이를 덮어 만들어낸 당신의 무기. 자, 그럼, 혁명은 준비되었으니 전쟁을 시작하세요. 달이며 해인 그대, 우주의 영혼이며 물질인 그대. 사랑과 생명의 전사, 여인들이여. 임혜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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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안젤루(1928~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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