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혜명 ‘체리 블러섬’
손과 마음으로 우리는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무엇을 사랑하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지?
다음 생으로 무엇을 가져갈 거지?
싱귤래리티가 목적지
모든 것이 한 곳에 집중되는, 그리고
한 순간에 파괴되는
블랙홀 안에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본다, 이론적으로는
그것을 무엇이라 명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의 눈은?
속력을 내는 모래시계처럼
혼동, 불안, 지혜-속
자의식은 변덕스런 시간 구조의 이미지를 계산하고
결말이 없는 끝, 마음의
카르마를 향해 구부러진다
나의 Deus-Ex-Machina는 어디에 있는가?
잊어줘, 테크놀로지 속으로
명상에 젖어가는 나를
Rachel Han(1994-) ‘필름 이론’ 전문 임혜신 옮김
싱귤래리티라는 파괴적 정점을 향해 가는 현대의 불안 속에서 이 시인은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세 가지 문제를 사색한다. 무엇을 사랑할 것이며, 무엇을 해야 하며, 다음 생으로 가져갈 것은 무엇이냐는 문제. 그녀는 답을 내리는 대신 무엇이 답을 찾아다줄 것인가를 알아낸다. 그것은 손과 마음이다. 그러니까 생 그 자체로 답을 구할 수 있다는 오픈 엔딩의 답변이다. 우주의 양쪽 게이트를 향해 동시에 열린 자의식은 혼동과 불안 속에 허무한 사색과 명상의 지혜를 섞는다. Deus-Ex- Machina 라는 신의 개입을 짚어보는 그녀. 산다는 것은 싱귤래리티라는 정점의 깨우침을 향한 카르마의 길인 것일까. 되풀이 되는 필름의 파도 속을 그녀가 뚜벅이처럼 걷고 있다. 임혜신
<
Rachel Han(1994-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