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경‘봄의 숨결’
아직 이름이 없고 증상도 없는
어떤 생각에 빠져 있을 땐 멈춰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다시 생동하는 세계와 같은
단지 조금 이상한 병처럼
단지 조금 이상한 잠처럼
마음속에서 발생하는 계절처럼
슬픔도 없이 사라지는
위에서 아래로 읽는 시절을 지나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읽는 시절을 지나
이제는 어느 쪽으로 읽어도 무관해진
노학자의 안경알처럼 맑아진
일요일의 낮잠처럼
단지 조금 고요한
단지 조금 이상한
강성은(1973- ) ‘단지 조금 이상한’ 전문
이상하지 않은 것은 정말 이상하지 않은 것일까. 그것이 정말 이상한 것은 아닐까. 시를 읽으며 우리는 조금 이상하고, 조금 고요한 세상으로 안내받는다. 그 세상은 거부하지 않는 군림하지 않는 세상이다. 위에서 아래로 라는 질서, 왼편에서 오른편이라는 상식이 늙은 현자의 맑은 안경알 위로 깨어나는 고요한 평화의 반란에 항복하는 곳이다. 그늘에 숨었던 따스한, 진실한, 신비한 이야기들이 하나 둘, 눈빛을 깜빡이는 곳. 사물들이 아주 조금 고요하고 조금 흥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상해도 괜찮아, 아니 이상해서 더 좋은 걸’이라고. 임혜신 <시인>
<
강성은(19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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