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딸 자주 보여드리지 못해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 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 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퍼센트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테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늘 미안한 것 투성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미안한 건
엄마,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고혜정(1968- )‘엄마 미안해’ 전문
고혜정 작가가 열거한 딸로서 하지 않아야 될 일들은 세상의 모든 보통 딸들이 엄마에게 날마다 해드리는 일들이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고, 전화는 먼저 끊고, 자주 찾아가지도 않으면서, 괜찮다는 말만은 철석같이 믿는다. 딸을 키우며 엄마가 끓이는 속 가슴앓이는 먼 후일 겪어보아야만 안다. 엄마의 심장은 자신의 가슴 속에 있지 않고 자식들이 있는 곳에 있다고 한다. 영원한 보금자리이며 영원한 후원자이며 영원한 친구이며 영원한 빚인 엄마. 그 이름, 참 포근하고 튼튼하고 강하고 그래서 외로운 이름이다. 엄마, 미안해. 미안해.
임혜신 시인
<
고혜정 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