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장 통화 이어 워킹그룹 소집…정작 시장서 ‘리스크 시그널’ 해석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CG) [연합뉴스TV 제공]
최근 '뉴욕증시 달래기'에 주력하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번에는 '자충수'를 둔 모양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가, 오히려 '당국이 개입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시그널을 전달하는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23일 주요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통화했고,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컨퍼런스콜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대통령 워킹그룹'을 소집했다.
행정부의 적극적인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렇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재무부 수장이 시중 은행장과 직접 접촉할 정도로, 금융권의 유동성 상황이 악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무엇보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금융전문가인 므누신 장관이 실수한 게 아니라면, 시장이 몰랐던 또 다른 악재가 있을 수 있다는 논리다.
CNN방송은 "투자자들로서는 은행의 건전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지수는 나란히 2%대 급락했다.
통상 '산타랠리 훈풍'이 부는 크리스마스이브 기준으로는 역대 최악의 낙폭이다.
이와 관련, 재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이날 CNBC방송에 "시중 은행장과의 전화통화는 대출이나 유동성에 관한 게 아니라 실물경제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므누신 장관은 유동성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워킹그룹 소집도 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우는 조치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워킹그룹에는 연준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포함되며, 통화감독청(OC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측도 회의에 참석했다.
감독당국자들은 이날 므누신 장관에게 셧다운 상황에서 시장 모니터링 조치들을 설명하면서 "아직 시장에서 이상 징후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CBS방송에 따르면 워킹그룹은 이른바 '블랙먼데이' 당시였던 1987년 출범했다. 워싱턴 당국자와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권의 밀접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워킹그룹이 마지막으로 소집된 것은 10년 전인 금융위기 당시였다.
CBS방송은 "므누신 장관이 워킹그룹을 소집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시장 달래기'에 주력하고 있는 므누신 장관으로서는 시장의 예상 밖 반응에 일격을 맞은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므누신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추진한 적 없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인상 직후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므누신 장관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거래가 주식 가격을 더욱더 떨어뜨렸다. 시장의 반응은 완전히 부풀려진 것"이라고 시장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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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세요 정권 다시 올라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