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다코타 메이플 강가 임시 저장소에 산처럼 쌓여있는 콩.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콩 재배 농부들의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다.[Dan Koeck - 뉴욕타임스]
노스다코타, 루번 인근의 농지에서 첨단 장비로 콩을 수확하고 있다. 올해 콩 작황은 대단히 좋은데 팔 길이 막막하다. [Dan Koeck - 뉴욕타임스]
다코타 동부의 비옥한 농경지들은 지금이 한창 추수할 때이다. 콩 수출회사의 총괄 매니저인 케빈 카렐은 이맘때면 매일 아침 컴퓨터를 점검하는 것이 첫 일과였다. 그가 잠자고 있는 사이 중국회사들이 콩을 얼마나 많이 매입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노스다코타, 캐스 카운티의 농부들은 지난 20년 미전국의 어느 카운티보다 콩을 많이 재배함으로써 풍요를 누렸다. 수확한 콩 대부분은 태평양 건너 중국으로 가서 돼지와 닭의 사료로 쓰인다.
그런데 올해는 중국이 콩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의 최대 수출품목 중 하나인 콩의 최대 시장이 문을 걸어 잠근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상품들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정부는 미국산 콩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10월 중순까지의 통계를 보면 미국산 콩 중국 판매는 지난해 보다 94%가 줄었다.
카렐이 매니저로 일하는 아서 컴퍼니스는 노스다코타 동부지역에 6개의 거대 곡물 저장고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저장고 뒤 공터에 100만 부셸(약 2말)의 콩을 쌓기 시작했고, 콩은 이미 산을 이루었다. 바라기는 콩들이 다 썩기 전에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중국 그리고 다른 주요 교역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런 강경접근법이 철강, 자동차 제조업 등 외국 경쟁기업들에 밀려난 미국 산업들을 되살아나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농업 등 다른 산업들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 유럽연합 등 교역국들은 보복 관세로 맞섰다. 유럽연합은 버본에 관세를 부과, 미치 매코넬 연방상원 다수당 대표의 지역구인 켄터키가 타격을 입었다.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보복관세로 타격을 입은 위스콘신은 폴 라이어 연방하원의장의 지역구이다.
중국이 콩에 매긴 관세는 중서부 농업벨트 전역의 트럼프 지지층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콩 수출액은 260억 달러로 절반 이상은 중국으로 갔다.
노스다코타의 농부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트럼프가 미국의 이해에 따르고 있다고 믿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빨간 글자 모자를 쓰고 다니며 사업이 안되고 이윤이 줄어도 가치 있는 고통이라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지금의 고통을 견디면 나중에 자녀들이 이득을 보게 된다는 트럼프의 주장 그대로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열광적이지 않다. 아서 컴퍼니스 외곽에서 5,000에이커의 부지에서 두 형제와 함께 농사를 짓는 그렉 기비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 관세 전쟁의 승자가 누구일까 생각을 해봅니다. 패자 중 하나가 누구인지는 압니다. 바로 우리들이지요.”
노스다코타의 대두 산업은 중국의 수요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에서 콩은 가축사료로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쓸 콩기름으로 만들어진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의 콩 수입국이다. 지난 2017년 중국에서 소비된 콩은 1억1,000만 톤에 달한다. 그중 87%는 수입된 콩이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브라질 아니면 미국에서 수입된다. 콩은 중서부 전역에서 재배되지만 노스다코타는 태평양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재배된 콩 대부분이 중국으로 보내진다.
1990년대 중반 미전국의 콩 재배 면적은 45만 에이커였지만 지난해에는 640만 에이커에 달했다. 콩 재배농가와 수출회사들은 수백만 달러를 들여 첨단 시설들을 도입하고,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출했다. 노스다코타 등지의 농부들은 또 수익의 일정부분을 연방기금에 기부해 중국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되게 했다.
대두 농산업계는 미국의 믿을만한 기반시설과 정치적 안정을 강조하면서 세일 홍보를 했다. 중국은 미국 농부들이 고품질의 콩을 공급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였다. 이제 이런 평판이 훼손되었으니 업계가 장기적 손상을 입었다고 아이오와 대두협회의 커크 리즈 사무총장은 말한다.
지난 20년은 대두 벨트의 호황기였다. 카사 카운티의 곡물 저장고와 픽업트럭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새것들이었다. 대두를 아서 컴퍼니스에 판 농부들 상당수는 너무나 수입이 좋아서 피닉스 부근에 겨울 별장을 장만할 정도였다고 카렐은 말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삽시간에 사그라졌다. 기비크의 아내로 은퇴 심리학자인 데브라는 다시 노스다코타 주립대학으로 복귀해 정신적 고통이 심한 농부들을 카운슬링하고 있다. 최근 자살이 증가하면서 노스다코타 공중보건 당국 직원들은 떨어지는 콩 가격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부채가 많은 젊은 농부들이 우려의 대상이다.
기비크(65)는 지난 1979년 지미 카터가 소련에 대한 밀수출을 중단했던 때를 회고한다. 수출금지조치는 2년 후 끝났지만 그때가 되자 소련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밀을 대량 수입하고 있었다. 지금 수출길이 막힌 콩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내일이라도 양측이 합의해서 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시는 이전의 시장으로 돌아가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입니다.”
중국이 미국산이 아닌 콩을 대거 수입하자 다른 나라들은 미국산 콩을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서 주로 콩을 수입했던 유럽의 국가들은 지금 미국산을 수입하고 있다.
캐나다 등 콩 생산국들은 자국산 콩을 높은 가격에 중국으로 수출하고 대신 미국산 콩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해 국내 수요를 맞추고 있다. 타이완은 미국의 비위를 맞추느라 앞으로 2년 미국산 콩 수입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턱도 없다. 9월에 시작된 현 회계연도 첫 6주 동안 중국에 대한 미국산 콩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600만톤이 줄었다. 반면 다른 나라로 간 콩 수출은 300만톤이 늘었을 뿐이다.
중국과 미국이 조만간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할 것이라는 희망론도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기다림에는 위험이 따른다. 콩이 썩을 수도 있고, 봄이면 갓 수확한 브라질 콩이 나와서 미국산과 신선도 경쟁을 할 수 있다.
지난 8월 트럼프 행정부는 피해를 입고 있는 콩 재배 농가 지원예산을 분배했지만 이는 손실분의 절반도 채 커버하지 못한다. 노스다코타, 일렌데일 근처에서 3,500에이커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브랜던 호카마에 의하면 대충 부셸 당 8.75달러를 받아야 적자를 면한다. 지난해 이때쯤에는 부셸 당 거의 10달러에 콩을 팔 수 있었다. 지금, 지역 곡물 저장고들은 7달러 미만을 제안하고 있다. 농부들은 이제 콩 재배를 줄이고 옥수수, 밀, 완두콩, 검은 콩 등 재배 품종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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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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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는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에 더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게 무역전쟁...한심한 지고..ㅊㅊㅊㅊ
두부공장에 보내면 되지 아니면 소,말,돼지,가축비료로 쓰면된다. 미국이들도 콩 많이 먹는다.
콩이 썩기 전에 미국 내수시장에 싼 값으로 내놓기 바란다. 미국 소비자들도 덕 좀 보자. 날마다 올라가는 생활물가는 생각 안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