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미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다음해 신입사원들을 위한 베니핏 패키지를 마무리하는 때다. 요즘처럼 이직률 높은 구인난 시대에 인재확보 경쟁에서 이기려면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혜택들을 제시해야 한다. 2019년 패키지의 인기항목은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이다.
현재 미 대학졸업생의 70% 이상은 학자금 빚을 지고 있다. 1인당 평균 3만7,000달러, 20%는 10만달러가 넘는다. 천정부지로 뛰는 학비 인상과 함께 빚의 규모도 빠른 속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8년 대학 등록금은 1982년보다 439%나 올랐다.
2018년 봄 미국 성인 4,400만명의 학자금 빚은 1조5천억 달러로 크레딧카드와 자동차 대출을 앞질렀다. 거액의 빚을 안고 첫 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들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도 빚의 규모 못지않게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빚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10%를 넘어섰고 결혼을 미루는 것은 물론, 2017년 현재 25~35세의 16%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부모 집에 얹혀살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4%에 불과했다.
결혼을 해도 아이가 대학갈 때까지 “내 학자금 빚을 갚게 생겼다”는 밀레니얼 세대가 늘어나면서 회사의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은 401K 연금만큼이나 매력적인 제안이 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서베이에 의하면 “회사가 월 200달러 상당의 혜택을 제안한다면 무엇을 원하느냐”라는 질문에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이 45%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9%가 꼽은 연금, 차일드케어는 3%에 머물렀다.
빚 갚기 지원 혜택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고 지원 규모도 크지 않아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계속 오르는 등록금의 고삐부터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자금 빚 위기가 부상할 때마다 뉴스의 각광을 받는 학교가 있다. 켄터키 주 매디슨 카운티에 있는 작은 대학 베뢰아 칼리지다. 1855년 노예폐지론자인 장로교 목사에 의해 설립된 베뢰아는 대부분의 대학들과 다르다. ‘평등’을 기본가치관으로 삼는, 미 남부 최초의 인종통합·남녀공학 대학이다. 그리고, 등록금을 받지 않는다. 랩탑도 무료 지급된다.
전체 학생은 예외 없이 주 10시간 이상 캠퍼스 내에서 일하는 워크-스터디 프로에 참여해야 한다. 빌딩청소에서 웹디자인까지 다양한 일을 하고 번 돈은 숙식 경비로 쓸 수 있다.
모든 재학생이 현재 1년에 3만9,400달러, 4년이면 총15만 달러에 달하는 등록금을 면제받으니 대출받을 필요가 거의 없다. 학생들의 학자금 빚이 가장 적은 대학이 베뢰아다. 졸업생의 45%는 빚이 없다. 빚이 있는 경우도 평균 7,000달러 이하다.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가장 성공적인 대학교육 기관의 하나로 평가받는 베뢰아는 126년 동안 받은 기부 기금의 투자 이익으로 무료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 몇 번의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다른 대학들도 베뢰아를 복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애틀랜틱지의 10월초 보도는 ‘작은 대학’ 베뢰아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결론짓고 있다 : “기부금은 학생들에게 사용한다고 못 박은 100년 전 이사회의 결정과 그 결정을 계속 지켜온 리더들의 의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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