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애 ‘Garden #1’
태양 아래서
나는 가장 행복한
존재가 될거야
온갖 꽃을 만지지만
단 하나도 꺾지는 않을거야
절벽과 구름을
고요한 눈으로 바라보고
허리 숙여 경배 하는 바람결을 따라
몸을 일으키는 풀밭을 지켜 볼거야
저 위, 먼 도시로 부터
빛들이 켜지기 시작하면
그때 난 나만의 빛을 하나 찍어야지
그리고 내려오기 시작할거야!
Edna Millay ‘하오의 언덕’
임혜신 옮김
폭풍이 지나가고 있는 정동진의 어느 호텔, 날아갈 듯이 요란스런 소리를 내는 전망대 찻집에서 시를 읽는다. 미래형으로 쓰여져 천진한 시다. 시인은 이 시를 쓸 때 어디에 있었을까. 아마 언덕을 오를 차비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연은 우리에게 휴식을 준다. 풀과 햇살과 언덕 뿐 아니라 폭풍조차도 그렇다. 수많은 별들 중, 자신의 별. 혹은 자신의 홈을 하나 찾아내고 폴짝폴짝 언덕을 내려오는 이의 발걸음은 순수하고 건강하다. 태풍 속에 갇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전망대의 창을 바라보는 나의 영혼도 휴식한다. 나의 먹먹한 휴식과 언덕을 작은 짐승처럼 뛰어 내려오는 이의 휴식은 얼마나 다른 빛깔일까. 빛의 휴식과 물의 휴식. 내일은 폭풍이 걷히고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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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na Mil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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