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자,‘#82’
스며든다, 당신, 이 저녁 창에 앉아 길을 보는 나에게, 먼 햇살, 가
까운 햇살, 당신의 온 생애를 다하여, 지금, 나에게 스며든다, 그리움
과의 거친 전쟁을 멈추고 스며드는 당신에게 나 또한, 스며든다. 스며
드는가, 다 저녁때, 나의 생애가 당신에게 스며드는가, 어느 절명의
그리움, 그리움 속에나, 순하게 깃들어, 어느 스러지는 저녁에 태어
나는 아가들, 그 착한 울음 가득하다, 내 저녁.
허수경(1964- ) ‘나의 저녁’ 전문
세상에는 저녁을 좋아하는 사람과 아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녁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생의 고단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피로와 휴식이 섞인, 평화로운 비운의 박명(Twilight), 그것이 저녁이다. 지면서 빛나는 허무. 한국 문단에 큰 자리를 차지했던 허수경, 인간의 내면에 몸부림치는 연민의 극한을 품었던 그녀의 시를 읽는다. 스러지는 빛 속에 아이들이 태어나고 그녀는 어둠과 별의 품으로 돌아갔다. 별에서 나서 별로 돌아가는 착하디 착한 울음, 이 곳을 떠난 이들이 또 다른 곳에서 태어나는 저녁의 노래가 들린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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