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연,‘Sound of leaves A’
그들이 원숭이에게 시쓰기를
가르치는 것
별로 힘들지 않았다:
먼저 의자에 끈으로 묶고
연필은 손에 매어주었다
(종이는 이미 못 박아 놓았다).
닥터 Bluespire가 어깨를 기울이며
그의 귀에 속삭여주었다:
“어떤 신이 하나 앉아 있는 거 같구나.
뭘 좀 써보는 게 어때?“
제임스 테잇(1943- ) ‘원숭이에게 시 가르치기’ 전문
임혜신 옮김
원숭이를 보편적 인간인 ‘우리들’이라고 생각해보면, 글을 쓰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외계적 힘, 신적 행위다. 글을 쓴다는 것은 강요된 진화 혹은 변화의 한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21세기는 배워온 행위, 강요 받아온 행위 전반에 관해 회의가 막바지에 온 시대다. 학업에서부터 자발적으로 보이는 진화까지 다 그렇다. 우리가 만일 신의 방, 신의 의자에 묶인 원숭이라면 지식과 감성과 자유와 예술, 그 모든 갈망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신(God)은 왜 원숭이를 신(a god)같다고 추켜올리며, 신처럼 생각하고 고뇌하고 쓰라고 한 걸까. 어쩌면 시는 쓰지 않아도 되었다. 우린 어쩌면 여기까지 오지 않아도 되었던 거다. 임혜신<시인>
<
제임스 테잇(1943-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