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현,‘Companion’
거리에서
자두를 베어먹는다
종이 봉투 손에 들고
자두가 맛있다
그녀는 자두가 맛있다 그녀는
자두가 맛있다
그녀가 손에든
반쯤 먹어버린 자두에
몰입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편안함,
잘 익은 자두의 위로가
허공을 채운다
고것들 참 그녀에게 맛좋다
William Carlos Williams ( 1883-1963) 임혜신 옮김
시들은 종종 사회문제를 거론하고 폭로한다. 티비나 신문처럼. 하지만 다른 방식 다른 시선으로. 예술장르 중 사회적 의무감, 혹은 부담감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아마 시일 것이다.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비사회적 순간들은 어디에 있는가. 여기, 그 순간 그 사건이 있다. 가난한 늙은 여자. 그녀가 길에서 자두를 먹는다. 사소한 광경이다. 하지만 시인은 그 사소함에 빠진다. 그녀와 함께 자두의 달콤함 속으로 몰입한다. 자두와 시인과 여인이 나누는 쏙 빠지게 새콤달콤한 순간이다. 빈부라는 사회적 문제, 늙음이라는 인간의 문제, 그 버릴 수 없는 인간조건 위에서 순간들은 때로, 이렇게 눈을 뜬다. 그녀는 자두를 정말, 정말 맛있게 먹었던 것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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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Carlos Williams ( 1883-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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