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그네스(왼쪽)와 로버트가 함께 직소 퍼즐을 풀고 있다.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가정밖에 모르던 소심한 여인이 직소 퍼즐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과 정열을 발휘하면서 자립과 자존을 발견하고 아울러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가 결정하는 과정을 진지하고 지적이며 아담하게 그린 소품으로 여성들이 아주 좋아하겠다.
모양은 작지만 내용은 큰 영화로 아늑하고 꾸밈이 없는데 특히 보기 좋은 것은 주인공 역의 켈리 맥도널드의 아름답고 절제되고 또한 인간적인 연기다. 감동적인 연기다. 이와 함께 맥도널드의 퍼즐 파트너로 나오는 인도의 베테런 배우 이르판 칸의 으스대는 변화무쌍한 연기가 좋은 대조를 이루는데 두 사람의 화학작용도 일품이다. 인물들의 성격 개발과 함께 소소한 것에까지 감독의 마크 터틀텁의 자상한 솜씨가 깃든 기분 좋은 작품이다.
처음에 코네티컷 주 브리지포트에 사는 애그네스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 장면으로 시작된다. 널려진 컵과 플레이트들을 열심히 치우는 애그네스. 그리고 생일케이크가 나오면서 비로소 이 파티가 애그네스의 생일파티인 것을 알게 된다. 이토록 애그네스는 마치 옷장 속에 갇힌 사람처럼 산다.
손님들이 간 뒤 선물을 뜯는 애그네스가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이 아주머니가 준 1,000개 조각으로 된 직소 퍼즐. 그리고 뜻밖에도 애그네스는 이 퍼즐을 불과 몇 시간 만에 조합한다. 여기서 희열을 느끼게 된 애그네스는 기차를 타고 맨해턴에 있는 이 퍼즐을 판 가게를 찾아가 다른 퍼즐들을 산다. 외출을 모르던 애그네스로선 큰 일이다. 이어 애그네스는 가게 진열대 위에 놓인 구인광고에서 퍼즐 챔피언십 경연대회에 함께 나갈 파트너를 찾는다는 글을 읽는다.
그래서 찾아간 사람이 인도계 시민 로버트(칸). 여기서부터 애그네스는 일주일에 한 번씩 로버트를 찾아가 퍼즐을 푸는데 그러다보니 어떤 날은 집에 늦게 귀하면서 자상하나 아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남편(데이빗 덴맨)에게 거짓말까지 한다.
애그네스는 로버트와 퍼즐을 풀면서 자기 내면의 열정과 능력을 새로 깨닫게 되고 이로 인해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 이를 지켜보는 로버트는 이 여인을 깊이 존경하게 되고 이윽고 두 사람 간에 로맨스마저 피어난다. 그러나 영화에서 다소 어색한 것이 이 로맨스다. 다행히 애그네스는 이 로맨스에 매어달리지 않는다. 자유로워진 애그네스의 마지막 모습이 흐뭇하다. R등급. Sony Pictures Classics. 27일 일부지역 개봉. 일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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