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현,‘Companion’
우리 마을 사람들은 커피를 너무 마셔
그들은 언제나 불안하고 서둘러.
운전을 하면서도 커다란 플라스틱 머그잔으로
커피를 마시지. 그들은 차를 추월하고
주차자리를 가로채지. 정원묘지에서
묘비들을 넘어뜨리는 틴에이저들은
카페올레를 들이키고, 재활용품 수거하는
남자는 큰 트럭에 매달려 에스프레소를 홀짝여.
그물을 들고 달려가는 개 포수는 모카 자바를 즐기고.
강도도 편의점으로 들어서면서 먼저 따스한 커피를
따르지. 장례식장 앞의 드라이브웨이
스케이트보드에서 소년은 커피를 흘리고.
모두 커피에 빠졌어. 이게 그들이 생각하는 전부야,
다른 건 문제가 아니지. 모두 활짝 깨어 있지만
믿을 수 없이 피곤해 보이거든
James Tate ‘뉴 라이프 스타일’
임혜신 옮김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커피라는 매체를 통해 보여주는 시다. 우리는 너 나 없이 할 일이 너무 많다. 커피는 바쁘고 불안하고 지친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와 편의점 강도까지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코믹하다. 그건 이 시인의 스타일이다. 나도 하루 두 잔의 커피를 마신다. 우리 일상에서 커피를 빼면 무슨 일이 생길까. 설탕과 소금과 향료와 와인을 빼면 또 뭐가 남을까? 금단의 강을 건너, 사슴이 뛰어 노는 느리고 건강한 잠과 휴식 시원이 돌아올까. 그럴 리 없지만 재미있는 것은 그렇다 하여도 우리는 그것들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거다. 그것이 중독이고 그래서 문제라면 문제다. 임혜신<시인>
<
James 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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