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다애,‘무제’
노부부
아침 일찍 흩어졌다가
손톱 밑이 새까매져서는
상추 잎의 물방울 그대로
서로
밥상의 밥처럼 얹혀서
고추밭에서 나온 손을 내민다
어서 먹으라고
먼저 드시라고
까마귀목덜미에 부은 물이 발등으로 흘러내리는 저녁
휴대폰 꺼내들고 문자를 친다
아내여
나는 가짜다, 나는 사기詐欺다
한우진(1965- ) ‘오항리(烏項里)’
오항리를 구글로 찾아본다. 춘천 후평동에서 18번 버스를 타면 그 종점이 오항리라고 한다. 소양강가의 아름다운 오지마을인데 폐교를 다시 꾸민 청소년 야영장이 큰 자랑거리인 것 같다. 그곳에서 노부부가 밭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아침 일찍 밭으로 나가 일을 하고 돌아와 저녁을 드시는 모습이 정겹다. 고추밭을 매고 온 손으로 상추쌈을 먹여주는 노부부는 우리로 하여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오항리에서 농사를 짓지 않는다 하여 사랑이 가짜이기야 하겠는가. 다만 사랑은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직업이 아니라는 거다. 서로가 있는 그대로 좋은 것, 그것이 사랑이라는 거다. 임혜신<시인>
<
한우진(1965-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