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연,‘Sound of leaves A’
바람과 가장 절친한 말이 있다면 그것은 잎이라는 말일 것이다
이 엽록(葉錄)의 프로펠러들이 없었다면 바람은
날아오르는 종족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듯,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듯, 서로의 무거운 그날과 햇빛을 털어주는,
아니, 서로가 할퀴는
절친한 것들의 흔들림
나라는 잎
바람에 속아서 너무 빨리 팔랑거렸다
그러고 보니
바람과 가장 불편한 말이 있다면 그것 또한 잎이라는 말이다.
박해람 (1968- ) ‘잎이라는 말’
바람 속에 흔들리는 잎들을 가만 보고 있으니 알겠다. 흔들어주고 말 걸어주고 때로 으름장도 놓는 바람이 없다면 잎들은 재미없어 못 살 것 같다. 가려운 등 긁어주듯, 햇빛 털어주듯, 할퀴며 잡아당기며 곁에 와 비비적거리는 바람처럼 절친한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도 재미없어 못살 것 같다. 곁에서 흔들어주는 가족, 애인, 친구들 때문에 우리의 생은 불편한 듯 귀찮은 듯 즐겁지 아니한가. 때로 못된 바람에 속아서 정신없이 팔랑거리기도 하지만 바람이 있어 잎은 반짝이고 생은 지루하지 않은 것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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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람 (19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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