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구,‘Reminiscence-clouds’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은 급료가 적다.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은 아프거나 늙거나
힘이 없거나 가난한 사람에게만 중요할 뿐
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저 들렀다 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필요할 때 나타나기만 하면 별 잔소리는 없지만
이들을 대우하지 않는다
지시를 내리는 사람들은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다
손에 똥을 묻히지 않는 사람들
토사물을 치우거나 눈물을 닦아주거나
누가 던지는 접시를 맞거나, 그런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은
고통을 지켜보며 모든 냉대를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처럼
집에 돌아가 이야기 해줄 비밀이 없다.
더블 쉬프트를 하며 보는,
방에서 방으로 이들과 함께 이동하는,
이들을 복도에 서성이게 하는 그 비밀, 때로
누구도 메울 수 없는 공허를 메워주는 이들은
똥과 피와 눈물을 지나 때로, 저 어딘가 아름다운
장소로 간다, 중요하고
말끔한 사람들은 볼 수가 없는 그곳으로
Nancy Henry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은’
임혜신 옮김
사람들은 힘들고 더러운 일을 하는 이들을 대우하지 않는다. 환자 케어라는 직업도 그렇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그들만이 아는 생의 깊은 비밀이 있다고 한다. 나는 비밀이란 단어에 방점을 찍는다. 편하게 사는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그 비밀은 무얼까. 그건 아마 생의 가장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고통의 꽃 같은 것이 아닐까. 그들이 때로 이르는 아름다운 장소는 또 어디일까. 나는 알 수 없는 그 아름다운 장소에 방점을 또 찍는다. 그러고 나니 똥과 눈물과 피를 거쳐서만 가는 ‘아름다운 비밀의 장소’가 눈뜬다. 아수라에 피는 연화다. 임혜신<시인>
<
Nancy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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