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현,‘Companion’
밀워키 사는 아내가 브루클린 사는
여자 친구와 통화를 한다.
그런데 통화하는 중에 아내가
오줌이 마려워졌다.
그리고 브루클린 사는 여자도
오줌이 동시에 마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잠시 상황을 논의한다.
상당히 지성적인 두 여자.
함께 전화를 엎어놓고 화장실을 가기로 한다
(이건 우리가 전화기를 엎어놓던 시절이야기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 이제 밀워키와
브루클린 사이의 전화선이 열려 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2분쯤이다
두 여자가 브루클린과 밀워키에서 각각
화장실에 있는,
Matt Cook ‘밀워키 사는 여자와 브루클린 사는 여자’ 전문
임혜신 옮김
세상에는 시가 될 수 없는 순간이나 사물이나 사건은 없다는 것을 이 시는 증명한다. 여자 둘이 전화를 붙들고 얼마나 수다를 떨었는지 더는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야 하게 됐고 이들은 전화를 놓고 동시에 각자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 그것을 지켜보는 남편이 과연 시인은 시인이다. 밀워키의 화장실과 브루클린의 화장실 사이에 열린 전화선의 침묵 그 2분간을 시에 담는다. 여자들의 수다는 우정이다. 그런데 수다스런 전화선 보다 2분의 침묵에 더 많은 이야기와 웃음과 인간사의 곡절들이 들려오는 듯하다. 이 풍경 눈에 익지 않는가?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시다. 임혜신<시인>
<
Matt 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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