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현,‘Companion’
죽도록 공부해도 죽지 않는다, 라는
학원 광고를 붙이고 달려가는 시내버스
죽도록 굶으면 죽고 죽도록 사랑해도 죽는데,
죽도록 공부하면 정말 죽지 않을까
죽도록 공부해본 인간이나
죽도록 해야 할 공부 같은 건 세상에 없다
저 광고는 결국,
죽음만을 광고하고 있는 거다
죽도록 공부하라는 건
죽으라는 뜻이다
죽도록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옥상과 욕조와 지하철이 큰 입을 벌리고 있질 않나
공부란 활활 살기 위해 하는 것인데도
자정이 훨씬 넘도록
죽어가는 아이들을 실은 캄캄한 학원버스들이
어둠 속을 질주한다, 죽기 살기로
플로리다에서 교내 총기난사 사건이 또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그러니까 지난 7주 안에 18번의 교내 총기사건이 있었다. 두렵다. 대체 이런 극단의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총기소유권만의 문제도 사회구조의 문제도 마약의 문제만도 아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이들을 죽음의 사회로 내몬 것은 어른들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른 것은 바른 것이고 바르지 않은 것은 아닌 것이란 것이다. 어둠이 아니라 빛과 사랑을 가르치자. 바른 길은 있다. 다만 우리가 눈멀어 가지 않았을 뿐. 희생자와 가족들, 두려워 떠는 이 지구상의 모든 청소년들을 위해 기도한다. 임혜신<시인>
<
이영광(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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