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실‘나의 숲’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자든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 번째,
첫 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이 아니라 늘 다음,인
언제나 나중,인 홍길동 같은 서자,인 변방,인
부적합,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 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곳에
그러므로 자주 새끼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
조용히 웃곤 할 것 밀교인 듯
김경미(1959- ) ‘나는야 세컨드’
여기 참 재미있는 소유의 방식이 있다. 소유권의 겉을 내어주고 밀교처럼 달콤한 삶의 진짜 소유권을 훔쳐내는 것이 그것이다. 현명하고 현실적이고 끈질긴, 최다 주주 소유의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단 좀 포기하는 것이다. 삶이라는 본처에게 기죽지 말 것, 베프라고 베프의 베프를 질투하지 말 것, 서자, 홍길동, 변방인으로 행복 할 것. 그러면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던 최다주주 증서를 드디어 줍게 될 것이라는 거다. 뒤로 느긋하게 물러선 적자생존의 안쪽에, 혹은 뒤쪽에 진정한 생의 맛이 있다는 이야기겠다. 임혜신<시인>
<
김경미(1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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