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에 이은 블랙 먼데이’

뉴욕증시가 지난 2일 다우 지수가 665.75포인트 급락한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어 5일에는 역대 최대의 낙폭인 1,175.21포인트(-4.60%) 추락을 기록하며 ‘블랙 먼데이’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2거래일 만에 무려 1,840.96포인트(7.14%)나 떨어졌다.

지난해 말 제기됐던 뉴욕증시 ‘조정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째 이어진 ‘강세장’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우지수 장중 1,600p 급락

이날 뉴욕증시는 탄탄한 경제 펀더멘탈을 확신한다는 백악관 측의 의례적인 발언까지 전해졌지만, 투자심리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채권금리 발 긴축 우려가 사흘째 증시를 압박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2만3,000선까지 붕괴되면서 거의 1,600포인트 수직 낙하하면서 2만3,923.88까지 추락했다. S&P 500지수는 이날 4.10%(-113.19p), 나스닥 지수도 3.78%(273.42p) 각각 추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5%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가운데 전 업종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웰스파고의 주가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자산 규모 동결과 이사진 교체 명령 영향으로 9.22% 하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단기 흐름을 반영하는 50일 이동평균선도 밑돌았다. 단기적으로 조정 양상이 짙다는 뜻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9.65포인트(55.75%) 오른 26.96을 나타내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변동성 지수가 20선 위로 치솟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6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라고 전했다.

■주식고평가, 15%까지 조정국면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뉴욕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통상 주가조정은 고점 대비 10~20% 하락을 의미한다.

하락 폭이 20%를 넘어서게 되면 약세장에 들어섰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너무 급작스럽게 다우지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만 놓고 보면 과열을 해소하는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특히 프로그램(컴퓨터 시스템에 의한 매매) 매물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 부담이 있었던 데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하며 투매현상으로 큰 폭으로 내렸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FRB는 올해 최소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 차입 비용이 커지고 증시 투자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헤지펀드 브릿지 워터의 레이 달리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예상보다 빨리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의 심리가 급작스럽게 위축된 상황에서는 조정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유명 투자전략가 짐 폴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가치가 고평가돼 있다“며 15%가량 조정 국면을 전망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