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태스틱 우먼 (A Fantastic Woman) ★★★★

마리나는 갑자기 애인을 잃고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진다.
상실과 고통과 멸시를 극복하고 자존을 지키며 생의 길을 가기를 포기하지 않는 여인의 인간 드라마로 칠레영화다. 강력한 드라마로 제90회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이다. 세바스티안 렐리오가 감독했는데 그의 이전 영화로 역시 여인의 자존과 독립을 이야기한 ‘글로리아’와 여러 면으로 닮은 데가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여성으로 전환한 남자로 그가 영육으로 사랑하는 애인을 갑자기 잃고 겪는 슬픔과 그 슬픔으로부터 벗어나는 안팎의 모습을 강건하고 치열하며 또 감정적으로 격하게 다뤄 보는 사람을 걷잡을 수 없이 휘어잡는다. 대단히 힘차고 생생한 작품이다.
산티아고의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며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20대 후반의 마리나 비달(실제로 성 전환한 다니엘라 베가)의 애인은 이혼한 50대 후반의 직물회사 사장 올란도(프란시스코 레이에스). 둘은 극진히 사랑하는 사이로 올란도의 아파트에서 동거한다.
그런데 올란도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긴 뒤 사망한다. 갑자기 닥친 상실로 마리나는 깊은 충격과 슬픔에 젖는다. 그런데 올란도가 쓰러지면서 몸에 입은 상처 때문에 경찰이 개입해 마리나를 심문한다.
경찰은 마리나를 창녀나 강간범처럼 취급하면서 모욕적인 신체검사까지 한다. 경찰뿐만이 아니라 담당 의사도 마리나를 남자로 취급한다. 그리고 올란도의 전처와 아들 등도 마리나를 사갈시면서 올란도의 아파트로부터 나가라고 요구한다.
이런 멸시와 차별을 마리나는 입을 꽉 다물고 표면적으로 침착하게 대하나 안에서는 분노가 들끓는다. 카메라가 베가의 얼굴을 크게 잡으면서 마리나의 밖과 안이 다른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자세히 보여주는데 감탄을 금치 못할 연기다.
자기 노래 실력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마리나가 아버지 노릇을 하는 오페라 음성코치를 찾아가 노래에 관해 얘기하는 등(노래도 베가가 직접 부른다) 서브플롯이 있지만 중심 내용은 마리나가 슬픔과 멸시 그리고 고통을 견디어내면서 강한 삶의 의지를 추구하는 주체성 회복의 이야기다.
가슴에 못을 박는 것처럼 충격적인 베가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로 전자음악과 촬영도 아주 좋다. 영화를 시작하는 이구아수 폭포를 찍은 첫 장면이 아름다운데 이구아수 폭포는 올란도가 마리나의 생일선물로 함께 여행하기로 한 곳이다.
Sony Pictures Classics. 랜드마크(웨스트우드와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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