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요일인 2월4일은 미국 최대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이 열리는 ‘수퍼선데이’다. 수퍼보울 단골 팀인 AFC 챔피언 뉴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와 NFC 챔피언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US BANK 스테디엄에서 영광의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
수퍼보울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미국문화를 상징하는 문화코드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풋볼 팬들뿐 아니라 평소 풋볼에 별로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모여 파티를 즐기며 경기를 함께 본다. TV 앞에 모이는 미국인들이 1억명을 넘는다.
엄청난 시청률은 천문학적 액수의 광고료와 방송사 수입으로 직결된다. 경기 도중 나가는 광고는 30초당 무려 500만달러이다. 그런데도 완판이다.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는 이날 수퍼보울 중계로만 약 5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게 된다.
이렇듯 수퍼보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스포츠 이벤트이지만 올해는 경기를 앞두고 약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과연 올 수퍼보울 시청률이 어떻게 나올지 NFL 관계자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풋볼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정규시즌 NFL 시청률은 지난해보다 거의 10% 떨어졌다. 선수들의 무릎꿇기 등 정치적 논란이 계속되면서 일부 팬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그런데다 젊은층의 엔터테인먼트 방식이 점차 온라인과 온디맨드로 옮겨가면서 오랜 시간 지속되는 NFL경기를 외면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전반적 추세의 여파인지 수퍼보울 시청률조차 지난 2년 간 6%나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올 수퍼보울 시청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이번 경기를 보느냐에 따라 NFL 시청률 하락을 일시적 현상으로 볼지 아니면 커다란 흐름의 변화로 받아들여야 할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올 수퍼보울 시청률이 10% 이상 하락한다면 이는 정치적 논란에 불만이 있는 일부 팬들의 이탈로만 보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고의 상업 이벤트로서 수퍼보울의 입지는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수퍼보울 다음으로 많은 시청자를 끌어 모은 TV 프로그램은 오스카상 시상식으로 3,290만명이었다. 최고 인기 드라마들도 2,00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아직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수퍼보울은 광고주들로서는 최고의 플랫폼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부동의 최고 인기스포츠인 NFL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금년 수퍼보울은 향후 NFL의 방향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NFL 관계자들이 고민해야 할 일. 우리는 그저 즐기면 된다. 큰 돈 들이지 않고 흥겹게 웃고 떠들며 잠시나마 일상의 고단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수퍼보울은 미국사회가 연례적으로 선사해주는 작은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