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일,‘Overcome 1432’
그녀는
뭔가 하나에
집중하는 것 같지 않았어
강물을 유영하는 검고 점 박힌 얼굴
물 위로 떠오른 코는
상류를 향하고 있었지
그러더니 그녀는
얼굴과 목,
그리고 멋진 아름다운 배를
하늘을 향해 돌리더니
눈을 감았지--
마치,
그 무엇인가에 귀를 기울이는 듯
혹은 그 무엇을 기억해내거나
기억하려는 듯
Amanda Hawkins ‘하구의 물개’
임혜신 옮김
우리는 바다에서 왔다. 바다에서 온 우리 중에 고래, 매너티, 물개들은 다시 물갈퀴를 달고 바다로 돌아갔다. 동그란 눈과 하얀 배를 가진 물개가 하구에서 상류를 향해 홀로 유영해가고 있다. 그러더니 몸을 돌려 하늘을 향해 얼굴과 배를 드러내고 눈을 감는다. 마치, 그 무엇인가를 기억하려는 듯. 시인은 그를 ‘She’라 부른다. 백 만 년 전. 얼어붙은 강을 그물 발로 걷던 시절을 어렴풋이 기억해낸 걸까. 아니면 지금 이 순간 눈부시고 짧은 그녀의 하늘에 몰입하는 것일까. 정지한 듯 하늘이 그녀의 감은 눈에, 얼굴에, 배에 멈춘다. 고요하게 빛나는 생명의 한 순간이다. 임혜신<시인>
<
Amanda Hawkins>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