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3골…박지성 넘어 아시아 선수 EPL 최다골 기록
▶ 차범근 유럽리그 시즌 최다골 기록도 31년 만에 경신
손흥민(가운데)이 26일 사우스햄튼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델리 알리(왼쪽), 해리 케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
손흥민(25·토트넘)의 2017년은 행복했다.
손흥민은 지난 26일 펼쳐진 사우스햄튼과의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017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12월에만 5골(정규리그 4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7년 한 해를 통틀어 토트넘에서 모두 23골을 터뜨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손흥민은 지난 1월8일 애스턴 빌라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경기에서 2016-17시즌 8호 골이자 새해 첫 골을 넣은 데 이어 1월 한 달에만 4골을 넣었다. 3월11일 밀월과의 FA컵 경기에선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해트트릭까지 기록한 손흥민은 5월18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총 21골로 2016-17시즌을 마무리했다. 이 21골 가운데 2017년에 넣은 득점은 14골이었다.
이후 6월13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오른팔 골절상을 입은 손흥민은 부상의 여파로 이번 시즌 개막 초반 주춤했으나 서서히 제 기량을 회복했다.
9월13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한 후 10월에 1골, 11월에 2골, 12월엔 5골 등 이번 시즌 전반기에 총 9골을 뽑아냈다. 지난 2016-17시즌 개막 후 연말까지 넣은 7골보다 2골이 많아 지난 시즌에 기록한 21골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손흥민은 이 과정에서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들의 기록도 계속 갈아치웠다. 지난 4월 왓포드전에서의 멀티골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보유한 아시아 선수 EPL 정규리그 시즌 최다 골(9골) 기록을 경신한 손흥민은 이후 나날이 자신의 기록을 넘어 14골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 마지막 득점포를 가동한 5월 레스터시티 전에서는 차범근이 1985-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기록한 한국인 한 시즌 유럽리그 최다 골(19골)을 31년 만에 경신했고 박지성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 선수의 잉글랜드 통산 시즌 최다골 기록(27골)로 넘어섰다.
지난 11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EPL 경기에선 시즌 3호 골이자 EPL 통산 20번째 골을 뽑아내며, 박지성이 갖고 있던 아시아 프리미어리거 정규리그 최다 골(19골)을 넘어섰고 이후 역시 매 경기 자신의 기록을 경신 중이다.
화려한 활약에 상복도 따라왔다. 지난 4월 5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EPL 이달의 선수상을 두 번째로 수상했다. 2016년 9월 이후 두 번째로, EPL에서 두 번 이상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첫 아시아 선수가 됐다. 26일 사우스햄튼전에서는 2골과 어시스트 2개로 공격포인트 3개를 기록, 12월 한 달 간 EPL에서 4골 3어시스트로 자신의 월간 최고성적(공격포인트 7개)을 일리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4골 1어시스트, 올해 4월 5골 1어시스트로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으니 이 정도 활약상이라면 이달의 선수상을 노려볼 만한 기록이다. 하지만 팀 동료인 해리 케인이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포함, 12월에만 8골을 몰아넣는 맹렬한 스퍼트를 보이는 바람에 손흥민의 수상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지만 그래도 최종 후보에는 충분히 오를 성적이다.
손흥민은 또 11월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시상식에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 국제 선수상’을 받았고, 최근 대한축구협회의 ‘올해의 선수상’도 세 번째로 받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2017 유럽 5개 리그 축구선수 탑 100’에서 26위에 손흥민을 올리는 등 외신들의 후한 평가도 이어졌다.
한편 손흥민은 올해 대표팀에선 3골을 넣는데 그쳤다. 토트넘에서의 활약에 비하면 아쉽게 느껴지는 수치고 특히 그가 지난 2015년 대표팀에서 넣은 9골에는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2016년 한 골에 그친 이후 이어진 오랜 골 가뭄을 끝낸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세계 최고의 EPL 무대에서 나날이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손흥민이 2018년에는 어떤 새 역사를 추가할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1월2일 스완지시티와 원정경기에 이어 하루를 쉬고 4일 웨스트햄과 홈경기를 치른 뒤 7일에는 FA컵 경기에 나서는 등 새해 첫 일주일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2018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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