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인기를 누리던 한국의 아이돌 그룹 멤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가 친구를 통해 남긴 유서의 내용으로 볼 때 상당기간 우울증에 시달려 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서에서 “나는 속에서부터 고장이 났다. 그리고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나를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나를 미워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의 병증이 어땠는지 정확히 판단하긴 힘들지만 꽤 오래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의사를 찾았지만 치료가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야속한 속내도 유서에 담겨있었다. 싱어송라이터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노래가사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얼마나 우울한지 계속 신호를 보냈던 것 같다는 보도도 나온다. 하지만 사후약방문격의 부질없는 해석일 뿐이다. 그는 좀 더 제대로 된 치료와 위로가 필요했지만 그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배우와 가수 등 연예인들 가운데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감정을 통해 수많은 얼굴을 표현해 내고 대중 앞에서 항상 밝은 모습을 연출해내야 하는 연예인들은 수시로 엄습하는 우울감을 감추고 꾹 눌러 억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감은 일시적인 감정이지만 이것이 반복되고 지속되다보면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게다가 대중스타들이 추구하는 인기는 불안감과 중압감을 한층 더 가중시킨다. 이런 환경임에도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고 인기를 먹고 살아야 하는 연예인들로서는 드러내 놓고 상담과 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여전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극단적 선택은 피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 건 이 때문이다.
우울감은 사람과 직업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찾아오는 감정이다. 특히 분위기가 흥청거리는 연말에는 이런 감정이 한층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엄습한다. 어둠이 빨리 찾아오고 날씨까지 싸늘해지면서 마음은 위축된다. 괜히 몸과 마음이 무기력해지기까지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외의 사실은 이렇듯 우울해지기 쉬운 연말의 자살률이 다른 계절보다 그리 높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울한 감정은 평소보다 더 자주, 그리고 더 깊이 엄습하는데 자살은 줄어드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상담전문가들은 이것을 평소보다 많이 오가는 안부전화와 카드가 우울로 고통 받는 영혼들에게 위로를 안겨주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가족과 친구로부터 날아드는 카드나 전화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전화 한 통 카드 한 장이 생명줄 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우울감이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걸 막아주는 치유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우울증으로 고통 받던 한 스타가수의 안타까운 죽음은 2017년 연말 따스한 위로의 힘과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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