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 13% 오를 동안 렌트는 55% 폭등
▶ 푸드뱅크 의존하고 노숙자로 전락하기도
LA 자신의 아파트 앞에 선 루이스 디아몬드.은퇴한 의상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녀는 고정 수입으로 월 1,855달러의 렌트를 내느라 허덕이고 있다. [LA타임스]
최근 렌트비가 또 한 번 더 오르기 전에도 바비 탐슨과 그녀의 남편 후안은 두 아이를 키운 랜초 샌타 마가리타의 투 베드룸 아파트를 겨우 감당할 수 있었다. 시간 당 13달러를 받으며 코스코에서 샘플을 나눠주는 일을 하는 그녀는 종종 파트타임으로 돌려지기도 한다. 버스보이로 일하는 남편은 그녀보다도 더 적게 번다.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이들은 푸드뱅크에 의존하기도 하고 자동차 페이먼트를 하지 못한 채 월 1,845달러인 렌트비를 체납하기도 한다. 그러면 연체료 50달러가 더 붙게 된다. 탐슨은 “충분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랜드로드가 렌트비를 1,930달러로 올리기 전의 일이었다.
캘리포니아의 치솟는 렌트비는 수많은 세입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꾸준히 일을 한다 해도 지붕을 덮고 살 수 있기 위해서는 수입의 엄청난 비율을 렌트비로 지출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경제가 제조업에서 다른 부문으로 이동하면서 저임금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양산되고 그런 와중에 렌트비는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수십년에 걸쳐 생겨났다.
2016년 캘리포니아 세입자 가운데 29%가 자신들의 세전 소득 가운데 50% 이상을 렌트와 유틸리티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캘리포니아 예산 및 정책연구소 조사에서 밝혀졌다. 주거비용은 수입의 30%를 초과할 때 부담으로 간주된다. 캘리포니아 세입자들 중 30% 이상 지출자는 전체의 54%에 달한다.
1960년대의 경우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을 렌트와 유틸리티로 지출한 세입자는 11.9%에 불과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경우 이 수치는 1980년 20.2%로 뛰어올랐다. 캘리포니아에서 렌트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이유는 일자리와 인구에 비해 아파트 건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저임금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고임금 일자리도 많이 늘어났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과 남가주에서 고임금 노동자들은 아파트 렌트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좀 더 싼 지역으로 옮기거나 셀폰과 외식, 그리고 생필품 지출 등을 줄여야 한다. LA 푸드뱅크 책임자인 마이클 플러드는 경제가 호전되면 도움을 받은 가정들이 크게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며 치솟는 렌트비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추방의 두려움 때문에 퍼스트 네임을 밝히길 거부한 올 40세의 콘셉시온은 10대 때 미국에 들어왔다. 그녀는 남편이 세 잡을 뛰며 버는 수입의 40%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렌트와 유틸리티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자신과 남편이 불체자여서 임금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그년 자신도 몇 년 전까지 병원에서 일했지만 체류신분 때문에 일을 그만 두어야 했다.
그녀의 샌타애나 아파트 렌트비는 820달러. 전업주부 겸 파트타임 간호학공부 학생인 그녀는 자신과 아이 3명이 이틀 동안 식품비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10달러뿐인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남편은 저녁식사 자리에 없었다. 남편은 보통 새벽 4시30분에 일을 나갔다가 어떤 때는 다음 날 새벽 2시30분에 돌아오기도 한다. 가드너로, 또 두개의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아빠 보기가 힘들고 이를 설명해도 아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최근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인 질로우는 렌트비가 5% 오르면 LA카운티에서만 2,000명 이상 노숙자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지난 2015년 탐슨의 렌트가 5% 올랐을 때 실제로 발생했다. 좀 더 돈을 벌기 위해 그녀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관두고 계절 일자리 두 개를 얻어 하루 16시간 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른 렌트를 감당하지 못해 퇴거당했다. 임시 거처 프로그램을 통해 살 곳을 찾기 전까지 수개월간 그녀는 친구들과 친척 집을 전전해야 했다. 아이들은 삼촌 집에 맡겼다. 어떤 경우는 호텔방에서 자느라 하루 100달러를 지출하기도 했다. 또 미니밴을 월마트 주차에 세우고 그 안에서 개 두 마리와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1960년 이후 수입 중 50% 이상을 렌트와 유틸리티로 지출하는 비율이 꾸준히 늘어나다가 1990년부터 2000년 사이에는 주춤하는 현상이 지속됐다. 수입 대비 렌트 상승률이 완만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역시 그랬다.
그러다 금세기 초 10년 동안 주택 거품이 발생하고 임금상승은 완만한 추세가 나타나면서 캘리포니아와 전국의 50% 이상 지출자 비율은 급속히 늘었다. 경제위기로 수백만명에 일자리를 잃은 후에도 이런 현상은 계속됐다. 뉴욕대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인플레를 감안한 세입자 중간소득은 2000년에 비해 12%나 줄었다. 반면 렌트비는 10%가 상승했다.
2011년 수입의 절반 이상 지출자의 전국 비율은 27.9%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젊은층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 차압에 의해 렌탈 시장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 비율은 25.2%로 약간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은 상태이다.
LA 지역의 경우 인플레를 감안한 렌트비는 1980년부터 2014년 사이 55%가 뛰었다. 평균 렌트비는 1,294달러였다. 반면 수입은 13%가 올랐을 뿐이다. 경제학자들과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수입증가가 더딘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임금이 좋던 제조업 일자리의 상실, 노조 약화, 그리고 중국 등으로부터의 경쟁 등을 꼽는다. 선택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대학 졸업장이 없는 많은 근로자들은 식당 일과 계약직 등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는 렌트 상승이 계속 임금 상승을 앞지를 수는 없다. USC 러스크 부동산센터 소장인 리처드 그린은 연구결과 부동산 소유주들은 돈을 더 적게 벌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떨어져도 렌트비는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뉴욕대 퍼먼 부동산센터의 굴드 엘런 소장은 수입 양극화를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그는 “저소득층은 소득이 늘지 않았음에도 고소득층 의해 계속 상승하는 렌트시장에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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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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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러싱에 렌트비 너무 비싸서 못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