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혜명,‘Camellia’
야탑역 3번 출구
뙤약볕에 나와 아주머니가 내미는 전단지를 왜 당신은
뿌리쳐 민망하게 하는지
그럼 뿌리친 당신의 마음은 편한지
그거 보지 않고 바로 쓰레기통에 버릴망정
좀 받아 주어서
저 아주머니가 뙤약볕 아래에서
어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하면 서로 서로 좋지 않겠는지
허둥지둥 재빠르게 빠져나가는 오늘의 뙤약볕보다 더욱,
뙤약볕인 당신은
나석중(전북 김제 출생)‘ 뙤약볕’ 전문
이 시를 읽기 전에는 지하철 입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는 아주머니들을 두 번 생각해 본 일이 없다. 진한 잉크냄새 나는 광고지를 억지로 손에 쥐어주는 그들이 이 시대의 고통을 지고 가는 아래쪽 사람들이란 것은 더욱 생각해본 일이 없다. 손을 뿌리치고 바쁘게 지나갔던 나도 별 다를 바 없이 대도시라는 구조의 헛바퀴를 정신없이 돌리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 아니었던가. 누가 누구의 손을 뿌리친 거란 말인가.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고 소외시키는 세상이다. 매정하게 뿌리쳤던 손들에게 미안하다. 다음 고국방문길엔 그 손 뿌리치지 않아야겠다. 임혜신<시인>
<
나석중(전북 김제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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