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지나면서 줄줄이 ‘~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은 블랙 프라이데이, 그 다음 날은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 일요일 하루 숨 돌리고 나면 다시 사이버 먼데이. 하나같이 소비자들에게 ‘샤핑 또 샤핑’을 부추기는 상술이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소비자 몰이를 한 지는 수십년이 되었다. 연중 최고 할인행사라는 선전에 샤핑몰마다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이 추수감사절 다음날 하나의 전통으로 굳어졌다. 특히 TV 등 전자제품 백화점들은 말 그대로 파격적 세일을 내놓아서 샤핑객들이 전날 밤부터 노숙을 하며 장사진을 이루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소비자들이 그렇게 대형 백화점들로만 몰리면 작은 상점들은 어떻게 살아남겠는가. 그러니 우리의 이웃, 동네 상점들을 살리자는 취지로 만들어 진 것이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 소비자들은 몇 가지 물건을 더 사고, 동네 단골가게도 도울 겸 다시 한번 샤핑에 나선다.
그렇게 이틀 발품을 팔고 나면 일요일. 샤핑으로 지친 몸을 쉬며 사들인 물건들을 흐뭇하게 감상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나면 이번에는 온라인 샤핑의 날이 밝아온다. 교통체증 뚫고 운전을 하고, 주차 공간 찾느라 신경전을 벌일 필요 없이 편안하게 집에서 클릭만 하면 된다는 유혹이다. 그래서 다시 샤핑 대열에 합류하는 사이버 먼데이이다.
온라인 샤핑이 날로 인기를 끌면서 이번 사이버 먼데이 매출은 6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이틀 간 온라인 매출만 79억 달러. 거대한 샤핑의 물결이 미 전국을 휩쓸었다. “샤핑한다 고로 존재”하는 소비의 시대이다.
그리고 나면 많은 경우 기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너무 많이 사들인 게 아닐까, 꼭 필요한 건 아니었는데, 돈을 너무 많이 썼네 … 후회와 자책이 밀려들 때 찾아오는 것이 기부하는 화요일. 기부함으로써 과소비에 대한 자책도 덜고, 선행을 했다는 뿌듯함도 느끼는 날, 기빙 튜즈데이이다.
기부하는 화요일이 만들어 진 것은 5년 전이다. 지난 2012년, 뉴욕의 커뮤니티 봉사단체인 ‘92가 Y’의 헨리 팀스 사무총장이 처음 내놓은 아이디어이다. 연말의 샤핑 물결을 성탄절기의 본래 정신에 맞게 좀 돌릴 수는 없을까 고심하다가 떠오른 것이 ‘기부하는 화요일’ 이었다. “지난 며칠 샤핑하신 여러분, 이제는 불우이웃들을 한번 돌아보시지요”라는 권유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2012년 첫해 1,0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은 것만도 기대 이상이었는데, 해마다 참가자가 늘더니 지난해에는 1억 8,000만 달러가 모아졌다. 올해 기부액수는 2억 달러가 넘을 전망. 참가 국가만도 100여 개국에 달한다.
비결은 소셜 네트웍. 해시태그 #GivingTuesday를 타고 친구가 친구에게 권하는 기부 네트웍이 제대로 작동된 결과이다. 기부하고 나면 이를 SNS에 올리고, 이를 본 SNS 친구들이 따라서 기부를 하며 연쇄 기부가 이어진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것이다.
매년 걷히는 기부금의 1/4은 추수감사절부터 설날까지 5주간 모아진다. 이번 ‘기부 화요일’을 놓쳤다고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불우이웃을 돕는데 정해진 날이 있을 턱이 없다.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다. 샤핑도 하고 기부도 하는 연말이 되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