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ry Theocracy!’ - 지난해 11월, 그러니까 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한국 상황과 관련해 미국언론이 붙인 기사제목이다.
번역하면 ‘오싹한 신정체제’라고 할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신기(神氣) 들린듯한 여자에게 휘둘렸다. 최순실 게이트를 이런 프레임으로 해석했다. 그래서인가. 뉴욕타임스는 최순실 게이트를 아예 ‘샤머니즘적 컬트’로 규정하기 까지 했다.
미국언론 보도의 흐름이 그랬다. 무당, 박수, 점술가. 그것도 모자라 각양의 사교집단이 우글거리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인 양 비쳐져 얼굴이 화끈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인들의 삶,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정말이지 한국인들은 점보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사를 가기위해서 점을 본다. 대학입학원서를 쓸 때도 점을 본다. 증권을 투자 할 때도 점을 본다.
대기업의 CEO,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가들이 남몰래 점집이나 역술인을 찾아다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래서 선거시즌이면 용하다는 점술가의 집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한민국은 점술공화국이다’- 이 명제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무당과 역술인이 크게 늘어 100만 명 시대가 됐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대한경신연합회(무당 단체)와 한국역술인협회(역술인 단체)에 따르면 두 단체의 현재 가입회원은 각각 약 30만 명, 비회원까지 추산하면 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11년 전인 2006년 대한경신연합회에 가입한 무당은 약 14만 명, 역술인연합회에 가입한 역술인은 20만 명으로 회원 수만 지난 10년 새 각각 1.5~2배 정도 늘었다. 거기다가 협회들의 비회원 추산치까지 더하면 무당과 역술인은 100만 명 정도로 짐작된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년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 종교의 성직자 수는 개신교 14만483명, 불교 4만6905명, 천주교 1만5918명으로 무당과 역술인 인구는 국내 대표 종교의 성직자 전체 수에 비해 4~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어디서 비롯된 현상인가. 먹고 살기가 힘들어져서라는 것이 한쪽에서의 진단이다. 별다른 학위나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때문에 무당, 역술인으로 전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지난 IMF 외환위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기성종교가 불신을 당하고 있다. 이 사실에서 그 답의 상당부문이 찾아지는 것은 아닐까.
한국의 종교인구 비율은 한동안 꾸준히 증가했었다. 그 종교인구 비율이 2005년 52.9%로 피크에 오르더니 10년 후에는 43.9%로 급락했다. 특히 20대, 10대에서 비종교 인구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그 주요 원인은 종교의 부패상으로 지적된다. 한국 주류종교에서 나타난 권력지향, 그리고 윤리적 일탈이 종교인구 급락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 분석이 어떻든 간에 ‘무당, 역술인 인구 100만 시대’ - 이는 아무래도 한국사회가 비정상도 보통 비정상이 아닌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점술의 수요와 공급이 넘쳐난다는 것은 극도의 사회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여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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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점술 공화국이다! 역술인 100만 시대. 맞습니다. 한국에 갈적마다 미아리 고개 양옆으로 수없이 휘날리는 기빨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늘어만 가기에 동행인에게 물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