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해리 호울은 자기 가족까지 위협하는 킬러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흐리고 춥고 눈 덮인 노르웨이를 무대로 벌어지는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술꾼 형사와 아름다운 동료 여형사의 스산하고 으스스한 스릴러인데 보기에는 말끔하고 제대로 가다듬어졌으나 스릴러의 필요조건인 서스펜스와 스릴이 모자란다.
노르웨이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스웨덴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렛 더 라이트 원 인’)이 연출하고 국제적 올스타 캐스트가 나오는데 플롯과 대사가 어디서 많이 본 영화를 모방한 듯이 구태의연한데다가 배우들 간의 화학작용이나 연기도 탐탁치 못하다. 결정적 잘못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영화 중간 쯤 가서 알 수 있는 것. 알프레드슨은 이런 부실을 감추려고 공연히 여러 가지 교란작전을 쓰고 있다.
오슬로에서 젊은 어머니들이 살해된다. 범인은 살인 전에 표적의 집 앞에 눈사람을 만들어 놓는다. 이를 수사하는 형사가 줄담배에 호주가로 규칙을 무시하는 제멋대로 형의 해리 호울(마이클 화스벤더). 여기에 새로 전근 온 아름다운 여형사 카트린 브렛(레베카 퍼거슨)이 합류한다.
둘은 수사를 통해 현재 사건이 수십 년 전에 발생한 미제 살인사건들과 함께 오슬로 외의 다른 도시와도 관계가 있다는 것을 캐낸다. 그리고 백만장자 사업가 아르베 스톱(J.K. 시몬즈)과 오래 전에 엽총 자살(?)한 또 다른 술꾼 형사 거트 라프토(발 킬머) 등이 이 사건에 연루됐음도 드러난다.
호울은 이혼한 전처 라켈(샬롯 갱스부르)과 라켈의 아들과 다시 화해하려고 애를 쓰는데 킬러가 자기 가족을 위협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적으로도 킬러를 잡으려고 혈안이 된다. 이와 함께 브렛의 비밀도 밝혀진다. 브렛은 개인적으로 복수를 하기 위해 킬러 체포에 매달린다.
그리고 살인자는 호울에게 편지를 보내 호울을 희롱한다. 통속적인 스릴러의 모양새를 지닌 마지막 부분에 이은 결말 처리도 미숙하다.
긴장감 있고 스릴 가득한 영화로 만들 수 있는 소재를 평범하게 처리해 심심하다. 인물들의 묘사도 깊이가 모자라는데 연기파인 화스벤더의 연기도 공연히 심각하다. 그와 퍼거슨 간의 콤비에도 열기가 부족하다.
이 밖에 희생자 중의 한 사람으로 나오는 클로에 세비니와 형사반장 역의 토비 존스 그리고 시몬즈와 갱스부르 등도 다 제대로 사용되질 못했다. 특히 어색한 것은 킬머(‘탑 건’)의 모습과 연기다. 오래간만에 보는데 자다 막 일어난 사람같이 군다. 그러나 이런 결점에도 불구하고 시간 보내기엔 적당한 영화다.
R등급.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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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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