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돈 이야기를 마치
신비한 연인이야기라도 하듯 하지.
우유를 사러나가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그녀,
몇 년씩이나 그녀를 그리워하지.
왜냐하면 그 몇 년을
커피와 빵 만으로 살아야 하니까
배가 고프니까,
월급날이 오면 물을 찾아 헤매는,
우물이 없는 마을의 여자처럼
일터로 걸어가지.
그리고는 모두가 그러듯이
하루나 이틀 밤쯤
붉은 포도주와 로스트 치킨으로
배를 채우지.

강영일‘, Overcome 1432’
Tracy K. Smith ‘어떤 멋진 삶’
임혜신 옮김
여기 빈자의 노래가 있다. 돈이란 것은 믿을 수 없는 연인 같다고 고백하는 가난한 노래가 있다. 어쩌자고 밀크를 사러 나가서는 영영 돌아오지 않는가. 어쩌자고 나를 커피와 빵만 먹고 살며 애타게 널 그리게 하는가. 월급날이 오면 목마른 자처럼 일터로 향하는 이, 하루 이틀 사랑하고 나면 또 사라지는 돈이라는 연인이여. 빈자와 부자의 삶은 천국과 지옥만큼 다르다는 데, 만일 세상에 평등이란 것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부디 부자들은 돈이라는 신비한 연인을 둔 빈자의 이 멋진 노래만큼은 즐길 수 없기를.임혜신<시인>
<
Tracy K.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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