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BI 부국장 마크 펠트 실화
▶ 리암 니슨의 독무대 연기

워싱턴 포스트에 정보를 제공하는 마크 펠트.
■ ‘마크 펠트: 백악관을 무너뜨린 남자’ (Mark Felt: The Man Who Brought Down the White House) ★★★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인해 닉슨이 하야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FBI 부국장 마크 펠트에 관한 실화로 정석 전기영화의 틀을 밟은 드라마다. 너무 고지식하게 직선적이어서 딱딱한 강의를 듣는 기분이지만 미국 정치사의 희대의 스캔들을 돌아보는 흥미는 있다.
펠트 역의 리암 니슨이 견실한 연기를 하는데 그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은 지극히 피상적으로 그려졌다. 따라서 니슨의 독무대이다시피 해 극적 다양성이 모자라고 강한 충격도 없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그 내막을 폭로한 워싱턴 포스트의 두 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틴의 얘기를 다룬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에서 흥미진진하게 묘사된 바 있다.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펠트인데 그의 암호명은 ‘딥 스로트’(Deep Throat)였다. ‘딥 스로트’는 최초로 극적 구성을 한 빅 히트 포르노영화의 이름을 딴 것이다.
영화는 닉슨의 첫 번째 임기 말년에 시작된다. 펠트는 경력 30년의 베테런으로 정의감이 강하고 FBI의 독립성을 철저히 강조하는 사람으로 그는 FBI를 ‘세계에서 최고로 존경 받는 기관’으로 여긴다. 그래서 백악관을 비롯한 외부기관의 내부간섭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인다.
수십 년간 FBI 국장직을 맡았던 후버가 사망하고 모두가 당연히 국장직을 승계하리라고 생각했던 펠트를 제치고 닉슨은 법집행 경력이 전무하나 자기에게 충실한 L. 패트릭 그레이(마턴 시소카스)를 임명한다. 이어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터지면서 펠트가 이를 수사하자 닉슨의 보좌관인 존 딘(마이클 C. 홀)과 그레이는 펠트에게 수사를 빨리 종결지으라고 압력을 넣는다.
그러나 FBI의 독립성과 진실과 정의에 집착하는 펠트는 이를 무시하고 수사를 계속하면서 백악관이 FBI를 훼손시키려고 한다는 사실에 분노, 자신의 수사정보를 우드워드에게 전달한다. 이런 과정이 매우 스릴이 있어야 하는데도 너무 평범하게 처리돼 심심하다.
곁가지로 펠트의 좌파 무장저항단체 웨더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대처가 묘사되나 별 의미가 없다. 펠트가 이 단체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은 자신의 가출한 딸이 이 단체의 일원일지도 모른다는 이유 탓이다.
펠트가 고발자 역을 자임한 것이 승진하지 못한데 대한 반감 탓일지도 모른다는 기색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어디까지나 그의 정의와 진실 그리고 FBI에 대한 사랑을 그 이유로 그리고 있다. 펠트의 아내 오드리로 다이앤 레인이 나온다. 피터 란데스만 감독. PG-13. Sony. 아크라이트와 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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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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