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다애,‘무제’
자주 보라 자주 보라
자주 감자꽃 피어 있다
일 갈 적에도
마을회관 놀러 갈 적에도
문 안 잠그고 다니는 니 어미
누가, 자식 놈 흉이라도 볼까봐
끼니때 돌아오면
대문 꼭꼭 걸어 잠그는
찬밥에 물 말아 훌훌 넘기는
칠순에 닿은 니 홀어미나
자주 보라 자주 보라
자주 감자꽃이 피어 있다
어머니 챙겨 싸준 감자
쪼글쪼글 썩혀서 버린 화단에
자주 감자꽃은 피어
꽃핀 나를 볼라 말고
쪼글쪼글 오그라드는
니 홀어미나
자주 보라 자주 보라
박성우(1971-)‘보라, 감자꽃’ 전문
아무런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그냥 읽으면 된다. 읽으면서 가슴이 몹시 아파지면 된다. 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보내주신 감자, 화단에 버려진 채 자주 보라 예쁜 꽃을 피웠다. 사람들이 그 꽃 보며, 곱다, 곱다 하지만 꽃의 설운 사정은 알지 못한다. 어느 생명인들 아픈 속내 없으랴마는, 자주 보라, 그 순한 꽃이 던지는 뼈아픈 화두가 칼날 같다. 어서 가서 어머니 찾아뵈라는 채찍 같기도 하고, 생전에 자주 찾아보지 못한 회한 같기도 한, 서슬 퍼런 꽃의 전언이다. 임혜신<시인>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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