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료 5초전 시도한 필드골, 상대 손끝에 걸려 블락
▶ 차저스, 브롱코스에 21-24 분패

차저스의 코리안 키커 구영회가 경기 종료 5초전 시도한 44야드짜리 동점 필드골 시도가 상대의 블락에 막혀 무산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AP]
역사상 단 두 번째 한인 NFL 키커가 된 구영회(LA 차저스)가 미 전역에 생중계된 데뷔전에서 경기 종료와 동시에 승부를 연장으로 넘길 동점 필드골 찬스를 잡았으나 킥을 블락당해 아쉽게 생애 첫 NFL 필드골을 놓쳤다.
11일 덴버 스포츠 어소리티필드에서 먼데이나잇 풋볼게임으로 펼쳐진 덴버 브롱코스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차저스의 키커로 NFL 데뷔전을 치른 구영회(22)는 차저스가 21-24로 추격한 4쿼터 종료 5초전 44야드 동점 필드골 기회를 얻었으나 끝내 ‘히어로’가 되진 못했다. 이날 NFL 데뷔전에서 3차례 엑스트라 포인트킥을 모두 성공시켰지만 필드골 기회는 없었던 구영회로서는 생애 첫 필드골을 극적인 동점포로 장식할 기회를 얻었지만 상대인 브롱코스는 구영회의 킥을 블락해 루키에게 영웅이 될 찬스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차저스는 3쿼터까지 브롱코스에 7-24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으나 4쿼터 들어 연속 2개의 터치다운을 뽑아내 21-24로 따라붙었고 결국 마지막 공격에서 종료 5초를 남기고 44야드짜리 동점 필드골 찬스까지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제 구영회가 자신의 첫 NFL 필드골을 성공시키기만 하면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밴스 조셉 브롱코스 감독은 일단 구영회가 필드골을 시도하기 직전 타임아웃을 불러 키커의 심적인 긴장감을 더하게 하는 소위 ‘아이싱‘(Icing) 작전부터 구사했다. 타임아웃이 불리는 순간 시도한 구영회의 첫 번째 킥은 보기 좋게 골대사이를 통과했으나 이미 휘슬이 불린 뒤였기에 다시 킥을 해야 했다.
구영회는 이런 상대의 흔들기 작전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문제는 브롱코스가 첫 킥 과정에서 차저스 필드골 유닛의 약점을 간파했다는 사실이었다. 두 번째 킥에서 브롱코스는 두 명의 인테리어 라인맨 데렉 울프와 셸비 해리스가 차저스의 루키 오펜시브 라인맨 댄 피니를 상대로 한 협력 플레이를 고안했고 울프가 피니의 블락을 유도한 사이에 라인을 돌파한 해리스가 점프하며 구영회가 찬 풋볼을 공중에서 손끝으로 건드리는데 성공, 킥을 불발시켰다. 구영회 입장에선 비록 자신의 실수나 책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키커로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구영회는 경기 후 차저스의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안타깝다”면서 “킥이 들어갔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그것을 통해 배우고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첫 킥을 시도한 직후 휘슬소리를 들어 다시 차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오늘 나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내겐 정말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차저스의 스타 쿼터백 필립 리버스는 “너무 아깝다. 구영회가 첫 번째 킥을 완벽하게 찼는데 타임아웃이 불렸고 두 번째 킥도 골대 한가운데로 잘 찼는데 블락당했다”면서 “오버타임에 갔더라면 우리가 역전극을 마무리할 수 있었을 텐데 기회를 얻지 못해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차저스의 앤소니 린 감독은 “그들(브롱코스)은 레프트 가드 쪽으로 프레셔를 얻어내 킥을 블락했다. 상대방의 러시가 뛰어났다”고 말해 상대의 뛰어난 플레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구영회는 승부가 걸린 순간에서 킥을 할 기회가 또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고 말해 큰 압박감에서 시도한 첫 필드골 실패에 흔들리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늘 경기와 같은 상황을 조만간 다시 맞게 되길 원한다”면서 “키커로서 그런 상황은 꿈꾸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그런 상황이 오면 성공을 시켜야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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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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