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칸은 마야 신화에 나오는 창조의 신이자 폭풍의 신이다. 마야 신화에 따르면 지금 인간 전에 존재했던 ‘나무 인간’들의 악행에 분노한 후라칸이 폭풍으로 이들을 쓸어버리고 옥수수 반죽으로 지금의 인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마야인들은 스스로를 ‘옥수수 인간’이라고 부른다. 해마다 여름이면 카리브 해 연안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의 어원이 바로 이 후라칸이다.
허리케인의 에너지원은 따뜻한 바닷물이다. 수온이 79도 이상이어야만 해 여름에 일어나고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인다. 지형과 대기 온도의 분포 때문에 허리케인은 북위 5도 이상에서 발생하며 적도 주변이나 남반구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허리케인은 더운 바닷물에서 발생하는 수증기가 원동력이어서 육지로 올라오면 그 세력이 급속히 약화된다. 더 이상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곳에 오래 머물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바람의 회전 때문에 따뜻한 해표면의 물은 아래로 가라앉고 밑에 있던 찬물이 위로 올라 오기 때문이다.
미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평가받는 하비가 지난 주말 텍사스로 상륙하면서 미국 4번째 도시인 휴스턴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다. 이미 10명이 죽고 3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앞으로도 더 비가 올 것으로 보여 피해자 수가 얼마나 더 늘어날 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일부 지역에는 50인치의 비가 내렸는데 앞으로도 수십 인치의 비가 더 온다고 한다. 50인치는 1,250mm로 한국 1년 평균 강우량에 육박한다. 한국에서 1년 내내 내릴 비가 주말 사이에 쏟아진 것이다. 기상학자들은 하비를 미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규정하면서 500년이나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선 올 멕시코만 텍사스 해변 일대 수면의 온도가 평균보다 2.7에서 7.2도 정도 높았다. 이 지역은 원래 지구상에서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이런 상태에서 열대성 폭풍이 발생하면 48시간 내 4등급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 거기다 올해는 해수면 뿐만 아니라 해저 수온까지 높았다. 바람이 불며 100에서 200미터 해저에 있는 물을 끌어 올렸는데도 수온이 높아 허리케인의 위력을 약화시키는데 아무 도움을 주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하비는 내륙으로 이동하는 대신 잠깐 상륙했다 다시 바다로 빠져 새로운 수증기를 공급받아 다시 비를 뿌렸다. 마치 콘베이어 벨트로 바닷물을 퍼다가 붓는 식으로 폭우를 쏟은 것이다. 다른 폭풍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것과는 달리 하비는 시속 10마일로 바다와 내륙을 오가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또 4만 피트 상공에서 바람만 제대로 불어줬어도 허리케인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데 이번에는 바람조차 불지 않았다.
휴스턴은 지난 2년간 100년에 한 번 있다는 홍수를 4번 겪었다. 평균 강수량도 50년대에 비해 167% 늘어났다. 기상학자들은 이런 이변이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 온도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바닷물 온도도 높아졌는데 이것이 허리케인의 위력과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는 한 휴스턴만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이런 재앙이 자주 닥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인간들에 대한 후라칸의 응징이 시작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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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자기 생각과 틀리면 무조건 좌파로 몰아가는 이런 행위는 참으로 비겁한 행위입니다. 나도 좌파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이런 사람은 더 싫어요. 생각을 좀 하고 살아야지 원.
지구 온난화 보다 한국 재앙이 시급하다. 미주한국일보에 남아 있는 좌파 시래기들로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