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 봄바’(Tsar Bomba)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세계 최대의 핵폭탄이다. 구소련이 개발한 수소폭탄으로 뉴욕 시에 투하되면 760여만 명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추가로 420여만 이상의 부상자를 발생시키는 가공할 살상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이 지닌 핵폭탄 중 가장 강력한 B-83은 투하될 경우 첫 24시간 내에 140만여 명이 사망하고 370만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니까 ‘차르 봄바’는 살상력에 있어 B-83에 비해 두 배가 훨씬 넘는 전략핵무기로 TNT 5,800만t의 폭발력에, 방사능 낙진은 시속 24km의 속도로 7,880km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르 봄바’는 동서냉전시절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경쟁이 만들어낸 괴물이다. ‘방사능낙진 확산과 살상력이 클수록 전쟁억지력(deterrence)도 크다’- 당시 워싱턴과 모스크바를 지배하던 생각이었다. 그래서 다투어 초대형 핵탄두개발에 나섰던 것이다.
냉전종식과 함께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상당한 핵감축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 보유 국가들이 가진 핵탄두 수는 모두 1만 5,000기에 이르고 이 중 1만여 기는 실전 배치돼 있는 것으로 군축문제 연구기관인 무기통제협회(ACA)는 밝히고 있다.
이 중 88%는 미국과 러시아 소유로 그 핵무기 합산위력은 총 6,600메가톤에 이른다.
핵 경쟁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평화가 유지된 것은 핵전쟁은 상호파괴를 확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mutually assured destruction; MAD)는 워싱턴과 모스크바의 이성적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 MAD개념이 핵전쟁이란 대참사를 막아온 것이다.
그 MAD개념이 앞으로도 통할까. 핵은 더 이상 일부 강대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유엔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이 핵 보유를 공식 인정한 나라 외에 핵보유국은 세 나라가 추가됐다. 거기에 하나 더. 북한도 그 반열에 올라섰다.
이와 동시에 새삼 심각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 바로 MAD전략이 과연 먹힐까 하는 것이다. ‘아닐 것’이란 판단과 함께 미국에서 최근 들어 개발되고 있는 것이 정밀타격 초소형 핵탄두다.
“인구밀집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북한의 핵 무력 시설 5곳을 저출력핵폭탄으로 정밀타격하면 방사능낙진 확산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100명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 목표물 파괴 확률은 95%에 이른다.”
초소형 핵탄두 B61을 투하해 북한 핵전력을 무력화 시키는 모의실험 결과를 밝힌 하버드대학의 학술지 ‘국제안보’지의 최근 보도 내용이다.
적의 핵 무력을 타깃으로 한 핵 공격은 대량살상을 초래한다. 때문에 핵 공격은 어느 정치 지도자든 감행할 엄두를 못 냈다. 핵무기 보유는 따라서 절대 억지력을 갖춘 것으로 간주됐다. 그 개념이 무너진 것이다.
적의 핵 무력을 제거하기 위한 선제 핵 공격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핵을 보유했다고 절대적 억지력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는 거다. 정밀유도와 감시기술혁명으로 특히.
다른 말이 아니다. 미국의 대북 핵 선제타격이 현실적으로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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