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곳을 떠나 이사를 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새 직장. 직장이 바뀌면 직장 따라 타 도시나 타 주로 이사를 간다. 그 다음 흔한 것은 학군. 아이들 교육을 위해 부모들은 학군 좋은 곳을 찾아가느라 이사의 수고를 마다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이사를 부추기는 또 다른 주인공이 생겼다. 바로 애완견, 정확히 ‘반려’ 견이다. 하루 종일 아파트나 콘도의 실내에 갇혀 있는 개가 안쓰러워 뒷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 가는 개 주인들이 늘고 있다.
이쯤 되면 ‘개 사랑이 지나치다’고 핀잔을 들을 만도 한데, 사실 알고 보면 개에 대한 이런 사랑은 개 보다 주인에게 더 이롭다. 애완동물을 키우면 정신적 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개가 있어서 좋은 점은 우선 정서적 안정. 아이도 어른도 털이 북슬북슬한 반려동물과 함께 뒹굴다 보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직장일로 잔뜩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일단 귀가하면 펄쩍펄쩍 뛰며 반기는 개가 있어 하루의 스트레스를 잊는다고 개 주인들은 말한다. 아이들 역시 애완동물과 함께 자라면 정서적으로 훨씬 안정이 된다.
사별이나 이혼으로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개는 특히 추천할 만한 룸메이트. 움직이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없이 바다 속 같이 고요한 집안에 개는 활기를 불어넣는다. 개는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하고, 따뜻한 체온이 전달되는 생명체여서 노년의 한기와 외로움을 잊는데 더 없이 좋다.
게다가 충성심이 강해 주인이라면 껌뻑 죽으니 이런 저런 일로 속 썩이는 자식들 보다 나을 때가 많다. 개를 키우면 고혈압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데 필시 이런 연유 때문일 것이다.
개를 키워서 좋은 점은 또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 운동이라고는 하지 않는 사람도 개가 있으면 어쩔 수가 없다. 개를 산보 시켜야 하니 집밖으로 나가 걸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발표된 관련 연구에 의하면 노년층 중 개를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하루 평균 2,760 걸음을 더 걷는다. 격하지 않은 운동을 매일 23분 정도 더 하는 셈이다.
미국인, 특히 베이비 붐 세대가 운동부족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 지난해 발표된 한 조사에 의하면 베이비 붐 세대의 절반 이상은 운동 부족이 아니라 아예 운동이라는 걸 하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는 걸 귀찮아하는 것이다. 50세 이상 연령층의 28%, 즉 3,100만명의 성인들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동작 외에는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통나무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 습관을 확 바꿔주는 것이 바로 ‘개 사랑’이다. 개를 위해서라면 이사도 불사하는 사람들이 산보 정도를 마다할 리가 없다. 개를 산보 시키다 보니 자신의 건강이 개선되는 것이 개를 키워 좋은 점이다.
한국에서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인기를 끈 후 ‘꽃보다 ~’ 라는 표현이 유행이다. 원래 일본 순정만화의 제목인 ‘꽃보다 남자’는 일본속담 ‘꽃보다 경단’을 패러디한 것.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는 뜻이다. 노년에 외로움을 덜어주고 건강을 챙겨주는 벗으로 개만한 존재도 없다. ‘꽃보다 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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