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긴 담장을 끼고 걸었습니다
어두워지며 멀리에 가까이에
사람들이 키운 불빛 흐느끼고
그때마다 구두 뒤축 쓸쓸한 끌림처럼
한 세상 아득하게 저물었습니다
사는 일이 도무지 외도만 같아
돌아갈 곳 있으려니 생각했습니다
고단함 접고 따듯하게 몸 풀며
다 지나간 얘기야
도란거릴 수 있으려니 믿었습니다
제가 너무 만만하게 여겼나요
숨차고 지쳐 그만 주저앉고 싶은데
한사코 담장은 끝날 줄 모르고
우리가 걷는 이 길은 정말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일까. 아니면 진정한 길을 벗어난 외도의 길일까. 진정한 길이 꿈의 길이고 이 외도의 길이 우리가 살아내야 할 길이라면 생은 고단한 길일 수밖에 없다. 비록 저 이를 수 없는 꿈의 길이 있어 현실의 길을 걸어 갈 수 있는 것이라 해도 말이다. 생의 어려운 지점에서 그 누구도 허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단하고 쓸쓸한 사람들이여 힘을 내시기를, 당신의 고단한 구두 뒤축에서 당신의 삶은 또한 그 무게로, 그 슬픔으로, 그 열망으로, 그 사랑으로 깊어가고 있으니까. 임혜신<시인>
<
강연호(1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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