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됐던 일이다. 류샤오보. 중국의 노벨평화상수상자다. 그가 오랜 수감 끝에 간암으로 숨졌다. 그 류샤오보란 이름이 웨이보 등 중국의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는 검색되지 않는 상황 말이다.
류샤오보란 이름은 중국에서 금기어가 된지 오래다. 중국의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게 류샤오보는 투명인간인 것이다.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에서만은 그 죽음이 보도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뭐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독재체재 하에서는 늘 있는 일로, 유신시절 한국에서도 익히 보아온 사실이니까.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을 한다. 그 무소불위의 권력에 주눅이 든 언론은 자동반응을 하게 된다. 권력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자체검열’이라는 기재가 작동해 있는 사실을 없었던 일로 만든다. (그 반대의 경우도 물론 가능하다.)
류샤오보는 대한민국 정부에게도 투명인간인 양 취급되고 있다. 그의 죽음에 세계 각국 정부들은 애도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아무런 공식 성명을 내놓지 않았다. 류샤오보라는 이름을 거론하는 것조차 몹시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진보에서 보수, 보수에서 진보. 색깔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한국정부들이 공통으로 보이고 있는 한 가지 증세가 있다. ‘중국 앞에만 서면 한 없이 작아지는 중화사대 증세’다.
대낮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중국 학생들이 한국 시민과 경찰관들에게 집단 폭행을 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도중 벌어진 일이다. 오히려 중국정부가 큰소리쳤다. 한국 정부는 죄인처럼 침묵만 지켰고.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도 그렇다. 중국 정부가 시상식에 참가하지 말라고 외국 대사들에게도 훈령(?)을 내렸다. 그 말 한 마디에 우왕좌왕 몸 둘 바를 몰랐던 것도 한국정부였다.
그렇다고 중국이 고마워했나. 그 반대다. 한국의 대통령이 중국의 환심을 사겠다고 천안문 망루까지 찾아 올라가 사열대에 섰다. 악명이 자자한 세계의 독재자들과 함께.
그 대가로 돌아온 것은 대한민국 주권 무시라는 중국 측의 극히 오만불손한 처사다. 사드배치를 물고 늘어지면서 경제보복은 물론 군사조치 으름장까지 놓고 있는 것이다.
힘만 자랑하는 권위주의 형 체제를 상대할 때 최상의 무기는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논리에 충실한 일관성이다.
이는 다름이 아니다. 한국사회가 추구하는 인권존중, 표현의 자유 등 가치가 도전을 받는다. 그 경우 정면에서 ‘노우’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의연한 자세다.
자유 민주주의 가치는 어떤 외부압력이 들어와도 포기할 수 없다. 이 원칙을 대내외적으로 분명히 천명하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민주시민들의 촛불혁명 덕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로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자유 민주주의 가치관에 충실한 일관된 인권정책, 그것이 중국 같은 패권세력의 부당한 내정간섭을 막는 것은 물론, 평화통일을 일궈내는 첩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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