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리치 완파하고 8회 제패, 통산 19번째 메이저 챔피언 등극
▶ 여자단식선 무구루사, 최고령 기록 도전 비너스 꺾고 첫 우승

생애 8번째로 윔블던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는 로저 페더러.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가 만 36세 생일을 눈앞에 두고 사상 최초로 8번째 윔블던 정상에 오르며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페더러는 16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펼쳐진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를 6-3, 6-1, 6-4 스트레이트세트로 완파하며 지난 2012년 이후 5년만이자 통산 8번째로 윔블던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이번 대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페더러는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에 윔블던 정상에 복귀하며 통산 8번째 우승으로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윌리엄 렌셔(영국)가 갖고 있던 대회 최다우승기록(7회)을 뛰어넘었다. 또 만 35세11개월인 그는 1975년 아서 애시(미국)가 보유한 윔블던 최고령 우승기록(31세 11개월)을 무려 4년이나 늘린 신기록도 작성했다. 또 통산 19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자신이 보유한 최다 메이저 우승기록도 하나 더 늘렸다. 이 부문 2위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의 15회다.
이번 대회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행진으로 결승까지 오른 페더러는 이날도 쾌속항진을 이어가며 ‘테니스 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1세트 2-2에서 칠리치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한 페더러는 5-3에서 칠리치의 서브게임을 깨고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는 페더러의 기세가 더욱 매서워졌다. 칠리치의 서브게임을 3회 연속으로 가져오며 3-0으로 달아나자 칠리치는 왼쪽 발 통증을 호소하며 잠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고 치료를 받는 와중에 타월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한 마음도 함께 눈물로 쏟아내는 듯했다.
이후 칠리치는 다시 코트에 나왔으나 페더러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2세트를 6-1로 마무리하며 칠리치를 벼랑 끝으로 내몬 페더러는 이어 3세트에서도 칠리치의 끈질긴 저항을 뿌리치고 6-4로 세트를 따내 1시간 42분 만에 승부를 마무리했다. 지난 2012년 윔블던 우승 이후 4년간 메이저 우승이 없었던 페더러는 지난해 부상으로 하반기를 모두 쉬면서 은퇴설까지 돌았으나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뒤 프렌치오픈을 포함한 클레이코트 시즌을 건너뛰고 준비한 윔블던에서 5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면서 역대 최고령-최다 우승기록을 다시 쓰고 다시 정상 복귀를 알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 3위로 올라서게 된 페더러는 이제 다시 한 번 1위 등극 가능성도 살려냈다.
한편 하루 전날인 15일 벌어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페더러에 앞서 역대 최고령 우승에 도전했던 비너스 윌리엄스(37)가 가르비녜 무구루사(15위·스페인)에게 5-7, 0-6으로 완패해 대기록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비너스는 이날 첫 세트에서 5-4로 앞선 무구루사 서브게임에서 15-40으로 앞서 더블 브레이크 포인트로 첫 세트를 가져올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승부를 결정짓고 말았다. 여기서 무려 19번이나 랠리가 오가는 숨 막히는 상황이 끝내 무구루사의 포인트로 이어지면서 맥이 풀린 비너스는 이후 단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내리 9게임을 내준 채 무릎을 꿇고 말았다.
비너스가 이날 이겼더라면 37세 1개월의 나이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고령 그랜드슬램 여자단식 챔피언이 될 수 있었다. 이 부문 기록은 동생 서리나 윌리엄스가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세운 35세 4개월이다. 비너스가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동생 서리나 이외의 선수에게 패한 것은 1997년 US오픈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에게 진 이후 20년만에 처음이었다.
한편 지난해 프렌치오픈 챔피언인 무구루사는 이날 승리로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며 스페인 선수로는 1994년 콘치타 마르티네스 이후 23년만에 윔블던 정상에 오른 선수가 됐다. 마르티네스는 이 대회에서 무구루사의 코치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여자 단식 챔피언 가르비네 무구루사(왼쪽)가 비너스 윌리엄스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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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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